폭발한 안철수 "김종인 '옹고집'에 野지지자들 '한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 파트너인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단일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오세훈 후보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하자 격앙된 표현까지 동원했다. 단일화 협상 갈등이 당사자들의 감정 싸움으로 번진 모양새다.

안 대표는 15일 오후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며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야권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안 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건 처음이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냉담한 평가를 내렸으나 안 대표는 대응하지 않았다. 정계 대선배인 김 위원장과 날을 세우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안 대표가 격앙된 직접적 이유는 김 위원장의 이날 오전 발언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토론을 안 하겠다?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앞으로 시장 노릇은 어떻게 할 거냐"며 "억지로 자기에게 조금 불리하다고 하는데 미국에선 나이 먹은 바이든이나 트럼프 같은 사람도 스탠딩 토론하는데 이 사람(안 대표)은 스탠딩 토론도 못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의 영입해 '더 큰 2번'을 만들겠단 구상에는 "내가 보기에는 (윤 전 총장과) 아무런 교감도 없이 단일화 막판에 불리한 여건에 처하니까 자기 나름대로 힘을 발휘하려는 얘기"라고 혹평했다.

안 대표는 토론 논란에 "저는 단일화 일정에 맞춰 토론을 하자고 했을뿐 토론을 피한 사실이 없다"며 "토론을 오전, 오후 하루에 2번씩 해도 좋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어디서 엉뚱한 소리를 듣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야권 단일화 상대에게는 서로 존중하는 것이 단일화 취지에도 맞고 양쪽 지지층을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상식 아니겠냐"라고 반문했다.
이날 오전에는 오 후보를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안 대표는 오 후보가 자신에 대해 야권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하자 "요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이냐"고 공격했다. 안 대표는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 오 후보님은 단일화의 진정성은 갖고 계신가"라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이 독자적 역량으로 안 되니까 저와 단일화에 나서는 것 아니겠냐"며 "작년에 야권이 힘들 때 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저들과 싸울 때 어디 계셨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이 저보고 야권분열의 중심이고 야권 중심의 씨앗이라고 말하실 수는 없다. 저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대항해 함께 싸운 모든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아무리 급해도 단일화 협상 중인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이런 언행은 야권 지지자들의 실망과 이탈을 가져와 결국 같이 죽는 길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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