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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단일화 실무협상단과 논의 중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같은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신경전이 극대화되고 있다.

‘LH 사태’ 여파로 야권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역설적으로 단일화는 더 꼬이는 모양새다. 제1야당 주자로 나온 오 후보의 지지율이 점점 올라가고 어느 후보로 단일화 돼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고 심지어 3자 구도로 치러도 승리 가능성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누구도 포기하기 어렵게 됐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야권 분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고 안 후보는 단일화 진정성까지 의심하며 국민의힘은 부동산 투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맞받았다.

안철수 "3자 구도 밑자락 까나" 맹공 vs 오세훈 "분열 잉태 후보"·김종인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한주가 시작하는 15일 포문은 안 후보가 열었다. 양측은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인 19일까지 단일후보를 확정하기로 공언해왔다.

안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LH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이냐”며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저녁 “더 큰 2번(제1야당)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자신의 기자회견에 오 후보가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자 격분한 것이다.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단일화 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이 여권의 반격을 받기 쉽다고도 주장했다. 안 후보는 “(앞으로 선거까지) 여러 가지 분위기가 바뀔 소재들, 야권 인사의 부동산 투기 문제라든지 뇌물수수라든지 많은 문제들이 나올 것”이라며 “그럴 때 저는 거기서 완전히 자유로운 후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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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양당 실무협상단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 4차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3.15/뉴스1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를 겨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줄곧 제1야당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온 김 위원장은 이날도 “최근 여론 동향에서도 확인하는 것처럼 틀림없이 우리 승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도 자신감을 보였다. 오 후보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약속한대로 19일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진다”고 했다.

안 후보를 향해서는 “어제 말한 대로 (야권통합에 대해) 본인이 서울시장 되시고 거기에 유력 주자가 결합하는 형태를 희망했는데 아마 그렇게 되면 내년 대선도 또 야권 분열로 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론조사 상승세 탄 오세훈, 대세론 흔들리는 안철수…누가 돼도 '승리' 예측
오 후보가 압박하고 안 후보가 초조해하는 흐름이다. 양측의 대응이 달라지는 건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초반 승기를 잡았던 안 후보를 앞서나가기 시작하면서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PNR리서치에 의뢰해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범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는 오 후보 36.5%, 안 후보 33.2%로 집계됐다.

후보의 본선 경쟁력 항목에서도 오 후보가 안 후보를 3%포인트 앞섰다. 오 후보 40.5%, 안 후보 37.5%로 집계됐다. ‘적합도’와 ‘경쟁력’ 중 어떤 단어를 써서 질문을 하더라도 모두 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를 보였다.

두 후보 모두 박영선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야권 단일화 없이 3자 대결을 펼쳐도 박 후보 33.0%, 오 후보 32.5%, 안 후보 27.9% 등으로 오차범위 내 접전 구도였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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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 없애는 여론조사 결과"…여전히 '단일화 무산'은 리스크 커
일각에서는 단일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단일화는 절박함이 중요한데 절박함을 자꾸 없애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단일화가 어렵게 되고 있다”며 “당사자들로서는 욕심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일화 자체가 최종 무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3자 구도도 해볼만하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실제 승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며 “지지자들의 압력이 커서 아직까지는 약속대로 19일까지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율 교수도 “3자 구도로 나갔다가 만약에 야권이 선거에서 지면 오 후보와 안 후보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며 “국민의힘도 상당한 혼란에 빠질 텐데 그 정도의 리스크를 안고 가기는 힘들어 단일화가 되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 역시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19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약속했으면 지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 와서 3자 구도 이런 얘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합의점을 계속 찾지 못할 경우 협상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가급적 금주 안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자꾸 시비 걸고서 단일화 협상을 끌고 갈 것 같으면 시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당은 이날 오전부터 4차 실무협상 회의를 열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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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15/뉴스1

한편 머니투데이의 이번 여론 조사는 지난 13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19%, 휴대전화 가상번호 81% 무작위 추출 방식을 통한 유무선 자동전화응답 조사로 진행했다. 응답율은 4.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2020년 1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