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4월 선거에 정계 복귀…국민의힘 싸늘한 기류도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기소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9월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2020.9.21/뉴스1

황교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재차 선언했다. 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4.7 보궐선거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반응은 엇갈린다.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총결집하는데 기여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선거에 도움이 안된다는 당내 기류도 상당하다. 총선에 참패한 만큼 1년도 안돼 복귀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황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개와 늑대의 시간’은 지났다. 우리는 그들을 ‘충직한 개’로 착각하고 양떼를 맡겼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경종’을 울려야 조심하며 눈치를 볼 것"이라며 "이번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겠습니다. 용기를 내겠다"며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내년 대권 도전 의지도 시사했다. 황 전 대표는 "지금은 백의종군(白衣從軍)으로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제 진심이 통해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쫒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사흘 간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15일 총선 이후 정계를 떠난 황 전 대표는 여당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강행 처리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글로 저항의 뜻을 전한다"며 침묵을 깼다.

이달 4일 검사 후배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표를 던지자 "보잘 것 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며 정계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어 7일에도 "후배 검사들에게 부탁드린다"며 "미력이나마 나도 힘이 닿는 대로 지원하겠다. 정권비리에 맞서는 대한민국 검찰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황 전 대표는 책을 펴내면서 대외활동에 기지개를 폈다. 자신을 보좌했던 김우석 전 상근특보와 인터뷰 형식의 대담집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판하자 정치권에서는 정계 복귀 얘기가 나왔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해 10월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0.26/뉴스1

당장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보다 보궐선거 지원유세 등 현장에서 돕는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 보궐선거를 전후로 몸을 풀면서 이후 펼쳐질지도 모르는 정계개편 상황에서 모종의 역할을 고심할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지방의회, 지자체에서부터 국회, 중앙행정권력 등을 여당이 모두 장악한 상태라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야 간신히 이길 수 있다"며 "황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는 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싸늘한 분위기도 많다. 현역 의원들 중에 황 전 대표의 복귀에 입장을 밝히는 이를 찾기 어렵다. 정치인에게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 자체가 치명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쟁에서 이미 완패한 장수가 복귀할 명분이 없다"며 "황 전 대표의 개인적 인품은 훌륭하더라도 이미 그 자신이 당의 '과거'를 상징하고 있어 변화를 바라는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친황'(친황교안)으로 분류됐던 한 의원은 "정계복귀가 의원들과 교감에서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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