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사근로자법 논의 '급물살'…부작용 막을 '디테일'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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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송옥주 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대해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2021.2.25/뉴스1

3월 임시국회에서 가사·육아도우미를 법적 근로자로 인정하는 내용의 '가사근로자법'(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여야가 공청회 개최에 합의한 것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관련 법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가사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에는 정부도, 국회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비용 상승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 가사근로자의 제도권 편입이 발생시킬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테일' 마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野 임이자표 법안도 나온다…국가지원 규정·결격사유 강화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기상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환경부 공무원 성추행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3/뉴스1

9일 국회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조만간 가사근로자법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다. 임 의원은 현재 법안 마련을 마무리하고 공동 발의자를 모으는 절차에 있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 연차휴가, 퇴직금, 4대 보험 등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다. 현재 가정 내에서 청소·세탁·육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사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가사근로자들은 법이 규정한 주휴수당, 연차 유급휴가, 퇴직급여는 물론 고용·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인증제를 도입하고, 제공기관은 가사근로자에게 임금·유급휴일 등 근로조건 명시된 서면 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해 가사서비스 시장을 공식화하고 근로조건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게 법안의 취지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가사근로자법 발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부와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임 의원안의 큰 골자는 이들 법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기발의된 법안들의 문제점을 일부 보완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는 게 임 의원실 설명이다.

법안 초안에는 정부안과 달리 금고 이상 실형 집행 종료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을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의 대표자가 될 수 없도록 결격 사유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가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지자체의 책무를 규정하고, 제공기관과 가사근로자에 대해 보험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될 전망이다.


환노위 12일 공청회 합의…법안 심사 본격화 전망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가사노동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여년 동안 가사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11조 가사사용인 제외' 조항으로 인해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회 환노위는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을 즉각 처리하라'고 주장했다. 2020.11.4/뉴스1

환노위 여야 간사는 오는 12일 '필수노동자 보호법'과 함께 가사근로자법에 대한 공청회를 여는 데에도 합의했다. 국회법은 제정법과 전부개정안에 대해선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하되 위원회의 의결로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당초 가사근로자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됐으나 무산됐다. 여야가 공청회 개최에 합의하지 못했고 고용노동법안소위 심사 대상에서도 빠졌다. 하지만 공청회 개최가 확정된 데다 일종의 '야당안' 발의까지 예정된 만큼 3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 처리의 '키'를 쥔 민주당은 의지가 강하다. 이미 가사근로자법은 민주당 필수노동자 TF(태스크포스) 10대 입법·정책 과제 중 하나로 꼽혔다. 민주당 3월 임시국회 노동 관련 중점추진 입법 과제에도 포함됐다.

정부·여당은 가사근로자법이 노동자에 대한 보호 강화 뿐만 아니라 가사서비스 시장을 양성화해 가사근로자 중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등 신산업 육성 차원에서도 입법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지난 1월 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에 가사근로자법 제정을 포함한 입법 요구 리스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등 근로자 단체들이 입법을 강력히 요구하는 데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맞벌이 여성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가사근로자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응답 비율이 94.6%에 달한다는 점도 법안 처리가 필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 간사의 법안이 발의될 예정인 데다 대한상의도 찬성 의견을 밝힌 만큼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공청회 개최 자체에 여야가 합의를 봤기 때문에 야당도 큰 반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쟁점 없는 법안? 고용충격 '부작용' 우려 넘어야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사노동자 권리보장법 2월 통과를 위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기자회견 시작 전 농성장에 앉아있다.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는 가사노동자도 존중받으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음에도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실업급여는 커녕 재난지원금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다며 국회가 2월 중에 '가사노동자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1.2.22/뉴스1

정부·여당은 노동계와 경제계, 사용자인 맞벌이 가정 등이 모두 법안 제정에 찬성하는 만큼 '쟁점이 없는 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려도 있다. 가사서비스 종사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조치가 역으로 이들의 고용 감소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근로자들에게 4대 보험 혜택 등을 보장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지불하는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가사서비스 이용 수요가 감소해 일자리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사서비스 신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과 정반대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노동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같은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법안 심사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가사근로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디테일의 문제가 있다"며 "가사노동자를 위한 법이라고 하지만 정작 노동자가 아닌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에 대한 파급효과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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