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권에 맞서며 전격 사표를 던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야권 인물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 총장의 사퇴 직후 "필요하다면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러브콜을 한데 이어 김 위원장도 손을 내민 셈이다.

김 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에 대해 "이 정부하고 정면충돌을 해서 나온 사람 아니냐. 그러니 야(野)편에 속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야권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 총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총장이란 게 정부·여당의 사람", "정부·여당에서 그 사람이 제일이란 얘기" 등으로 평가하며 거리를 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에는 현직에 있었기에 당연히 이 정부 사람이라고 했다. 얼마 전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도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사람이라 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윤 총장을 포용 못하고 어제 사의표명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사의를 수용하는 걸 봐서도 이제는 이 정부 사람이 아닌 걸로 된 거 아니냐. 그러니 야인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인이 됐으니 야권 인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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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한 다음날인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변에 윤 전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세워져 있다. 2021.3.5/뉴스1

그러나 아직 향후 행보에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실제로 그사람이 밖에서 이야기하는거처럼 정치적인 뜻을 갖고 있는건지 아니면 일반 야인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칠건지 그건 본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두고 봐야 한다"며 "내가 보기에 보궐선거 전에 그 사람이 정치적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기가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방법이 뭐가 있느냐 그거를 홀로 생각해서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의힘과 함께 할지에 대해서도 "지금 단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변화하면 윤 총장과 함께 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변화를 못했기에 국민들이 외면한 것이다. 이번에 서울·부산시장 후보 선정과정에서도 보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 가를 단적으로 표현해줬다"며 "국민의힘이 많이 변화해서 일반 국민들의 호응을 많이 받는다고 하면 본인(윤 총장)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도움을 요청하면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면 늘 이야기한거처럼 정치권에서 떠날거라 생각하니 그 다음 일에 대해서 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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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임기를 4개월 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1.3.4/뉴스1

한편 아직 국민의힘과 윤 총장 간에 접촉은 없는 상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당장 접촉하고 이러지는 않을 테고 본인이 어제 사직하셨으니까 시간적 여유를 갖고 그러지 않겠느냐"며 "봐가면서 자연스럽게 만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본다. 4월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 재편 방향에 가닥이 잡히는 만큼 서울시장 선거 이후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