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물러나야" 다시 시작되는 '사퇴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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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정지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11.27/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여권의 사퇴 압박이 다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시작은 윤 총장으로부터 비롯됐다.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거세게 반발하며 "100번이라도 직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사실상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에 야당까지 거들고 나서자 여권에서도 더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대선 레이스가 불붙기 시작한 여권 내 주자들이 '윤석열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급격하게 '윤석열 정국'으로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은 자중해야한다"며 "국민을 선동하는 행태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윤 총장이 이틀 연속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당의 수사청 설치 법안이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고 격한 어조로 비판하자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경고에 나선 것이다. 

윤 총장이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며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일침을 놨다.

경고에 그치지 않고 이른바 '실력행사'에 나설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저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위원이 아닌 검찰총장에 대해 정식으로 해임건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윤 총장의 사퇴 방안을 앞장서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연말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국면 해결을 위해 두 사람의 동반 사퇴를 건의한 바 있다.

정 총리의 발언 배경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윤 총장이 대구고·지검에 가서 어떤 발언을 하는 지 상황 추이를 본 후 정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 거취에 대한 건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문 대통령의 말씀에 들어 있는 기준에 따라 행동해주시면 좋겠다"고 윤 총장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지사는 검찰 수사-기소 분리와 수사청 설치가 검찰개혁의 가야할 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는 덮는 과거의 검찰이 아니라, 국가 질서의 유지와 국민 인권보장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는 검찰로 거듭나도록 하는 검찰개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많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가야 할 도도한 흐름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윤 총장 인터뷰에 대해 말을 아꼈던 것에서 이날은 신중한 태도는 유지하되 "거듭 말한 것처럼 검찰 개혁에 대한 의견이라면 법무부를 통해 의견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라며 비판적인 기조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청 법안 추진을 윤 총장과의 갈등 구도로 만드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분위기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지난해 '추-윤 갈등'의 교훈 때문이다. 섣부른 강공책으로 윤 총장을 물러나게 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윤 총장의 정치적 존재감만 키웠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윤 총장의 반발에 무대응을 취하고 있다. 당초 3월 초로 계획했던 법안 발의 일정도 늦춰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국회 법안 논의 절차에 맞춰 충실한 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지 선거나 윤 총장 이슈와 결부해서 수사청 설치 법안을 바라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윤 총장이 반발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우리가 거기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윤 총장 사퇴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에 대해 "남은 임기 동안 주어진 직무에 충실할 생각이 없다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임명권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국회 관계자는 "지난 법관 탄핵 과정에서도 탄핵에 부정적이었던 당내 분위기가 친문 지지자들의 지지를 의식한 차기 당권 주자들의 요구에 의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바 있다"며 "당권 경쟁과 대선 정국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윤 총장 사퇴 이슈가 더욱 뜨거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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