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동결된 이란돈 7.6조…"IBK·우리은행→스위스→이란행"

[the300] 합의는 아냐…이란 정부발표와 온도차


[서울=뉴시스]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11일(현지시간)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1.12. photo@newsis.com
우리 정부가 한국에서 7조원 규모의 자금이 동결된 이란과 스위스 계좌 등 자금 이전 루트와 관련한 협의를 진척시켰다. 다만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대이란제재가 중단되지 않은 여건임을 감안해 국제사회와 소통을 거쳐 자금을 넘길 방침이다. 한국과 자금이전에 합의했다는 이란측의 발표보다 유보적인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이란으로 자금 이전과 관련 "액수가 얼마인지 언제 될지인지는 한 이란 간 의견 접근 외에도 국제적 소통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당국으로 자금 이전 절차와 관련, 스위스 계좌가 핵심인지 묻는 기자의 질의에는 "그 문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대통령이 이란 핵문제와 관련한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을 탈퇴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켰다.
[서울=뉴시스]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공개한 현장 모습. 2021.01.05. (사진=IRIB 캡쳐) photo@newsis.com
원래 한국은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CBI) 명의의 계좌에 양국 간 무역대금을 원화로 입금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2019년 5월 중단하면서 한국과 이란 간 원화결제 계좌가 동결됐다. 현재 제재 조치로 한국에서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이란 당국이 지난달 걸프만에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혐의로 유조선 한국케미호를 억류했던 것은 자금 동결을 풀기 위한 일종의 무력시위였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22일(현지시간)에는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CBI) 총재가 테헤란 소재 주이란한국대사관에서 유정현 대사를 만나면서 양국 간 자금이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 정부는 유 대사가 만남의 자리에서 "어떤 한계나 제한도 없다"는 발언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가 모든 동결 자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외교부는 실현 여부와 별개로 이전절차에 대한 논의가 진척됐다는 입장이다. 이 당국자는 "이란측 발표문에서 실현을 위해 해야할 국제사회와의 소통 부분이 빠져 있다"고 했다.

스위스 계좌를 활용한 자금 이전 방안은 스위스 인도적 교역채널(SHTA)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란의 원유수출대금을 스위스에 보낸 뒤 인도적 물품을 사서 이란에 넘기는 수출의 형식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다. 이란에 수출하는 대금은 스위스 은행이 보증을 선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농산물, 식품 등 인도주의적 물품이 미국의 제재 대상품목은 아니란 점에 착안한 방안이다. 

이 밖에 이란의 유엔 분담금 미납분을 대납해주는 방안 등도 한국 정부가 자금 이전 방안으로 검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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