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미 마찰 우려"…'앱갑질 금지법' 국회 처리 또 불발

[the300]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성중 정보통신방송법안소위원장이 지난해 9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글, 애플 등 앱마켓의 '갑질' 행태를 막기 위한 법안 처리가 또 다시 미뤄졌다. 한미 통상 갈등, 정부 내 이견, 구글의 정책 변경 시사 등을 고려해 법안 심사를 더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함에 따라 2월 임시국회 처리는 무산됐다.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는 23일 오후 '앱마켓 갑질 금지 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건을 심사했다. 정보통신방송소위는 이날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관련 쟁점들에 대해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소위원장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대한 정부 부처 간 의견이 다르고,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입법 규제라는 점을 고려해 법안 처리를 보류했다"며 "앱 개발자들에게 규제 도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앱마켓 갑질을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는 이날까지 두 차례 이뤄졌다. 앞서 정보통신방송소위는 지난해 11월 25일 한 차례 심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여야 의원들 모두 입법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구글이 정책 변경 시점을 올해 1월에서 10월로 연기한 만큼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법안 처리를 미뤘다.

이들 법안은 지난해 중순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비게임 앱들에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를 30%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를 막기 위해 발의됐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앱마켓의 갑질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박성중·조승래·양정숙·조명희 안은 앱마켓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를, 조승래·한준호·허은아 안은 앱사업자에 다른 앱마켓에 등록하지 못하도록 강요·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적 근거를 신설한다. 앱 심사지연과 삭제 금지는 각각 박성중, 조승래 안에 담겼다.

개정안에 대한 구글 코리아와 관련 업계의 입장은 명확하게 엇갈린다. 구글 코리아는 지난 19일 일부 과방위 의원실에 '인앱결제 법안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의견이다.

구글 코리아는 해당 문서에서 "인앱결제 법안은 한미 간 통상마찰을 야기할 우려는 높은 반면, 아직까지 시간적 여유는 많이 남아 있으므로 서둘러 처리하기보다 신중한 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내국민 대우, 시장접근 제한금지 의무 조항을 위반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바이든 정부와 외교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관련 업계와 학계, 소비자단체 등은 조속한 법안 통과를 바라고 있다. 앞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웹소설산업협회 등은 18일 "국회가 개정안 취지를 반영해 법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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