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국부펀드' KIC도 피할 수 없는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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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걸 국회 경제재정소위원장이 지난해 11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경제재정소위원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국투자공사(KIC)의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을 명시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KIC도 향후 국민연금과 같이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수순을 밟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했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 받아 해외 주식·채권·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하는 국부펀드다. KIC에 따르면 지난해말 운용 자산 규모가 1831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한다.

개정안은 KIC 자산 운용 시 투자 대상과 관련 ESG 등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면서 위탁자산의 안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운영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이로써 KIC도 국민연금에 이어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을 따르게 됐다. 국민연금법 102조에는 국민연금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 대상 관련 ESG 등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당초 정부는 기재위에 해당 법안을 두고 ‘수용 곤란’을 의견을 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KIC의 제한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크지 않고 해외 국부펀들도 이같은 내용을 법률에 규정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야 의지가 강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KIC가 과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일으킨 영국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와 차량 배출가스 조작사건을 일으킨 독일 폭스바겐 등에도 상당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또 KIC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 46곳에 모두 4억1200만 달러(약 4550억원)를 투자했다는 내용이 2019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 법안 처리에 앞장선 류성걸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장(국민의힘)은 “KIC가 사회적 책임 투자를 하게 됐는데 다른 공공기관들도 전체적으로 ESG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정부는 고민하고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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