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손실보상제 지시하며 '중기부' 언급…기재부 패싱?

[the300](종합)복지부 등 코로나19 관련부처 업무보고 "재정감당 범위에서 손실보상 제도화 검토"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5. 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거운 손실보상제를 처음 언급하며, 관련부처에 여당과 함께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시 과정에서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 대신 중소벤처기업부를 관련부처 대표로 지목했는데, 그간 손실보상제를 반대한 기재부를 패싱하고 이 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비대면 화상으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등 코로나19(COVID-19) 관련 부처에 대한 ‘2021년도 업무보고’를 받고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가 당정과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영업이 제한돼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재정으로 도와야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일자리 회복은 더디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이날 회의에서 기재부 대신 중기부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통상 돈이 많이 드는 사업 등을 언급할땐 재정당국인 기재부에 당부해왔다. 하지만 중기부를 얘기하면서 그동안 손실보상제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을 일부러 패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당정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홍 부총리 등 기재부 관료들이 참여하겠지만, 공식 모두발언에서 기재부 대신 중기부를 대표로 꺼낸 건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5. since1999@newsis.com

정 총리는 이 제도의 추진 필요성을 강조할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기재부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사회적 타격으로부터 국민 삶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단기 대책부터 근본 대책까지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이 어느때부터 절실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정부가 없애야한다고 했다. 특히 백신 접종과 관리 등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이들 부처에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지난 1년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이러스 막아낸 방어의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백신과 치료제 통한 방역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달부터 백신과 함께 우리기업이 개발한 치료제가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늦어도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송, 보관, 유통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국민들이 긴 줄을 서지 않고 정해진 날에 접종받을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 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2021.01.25. since1999@newsis.com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들께서 신뢰할 수 있도록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투명성과 개방성, 민주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한다”며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접종 순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에도 방역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고 병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다만 상황에 따라 국민의 어려움을 최소화 하는 거리두기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자체 백신 개발과 함께 우리나라 백신 생산기지 역할을 확대하고 백신접종 효율을 높이는 국산 최소잔류형 주사기와 국산치료제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해 K-방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아동 학대를 일찍 감지해 학대를 차단하고 학대 아동을 철저히 보호해 돌봄과 함께 아동 기본권을 보장하는데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한다”며 “복지는 정부의 시혜가 아니라 어려움 쳐했을 때 서로의 삶을 지켜주겠다는 사회적 약속이고,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복지로 확실한 전환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