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추미애 이어 박범계까지… '증인' 없는 청문회

[the300]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조수진 의원의 질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단 한 명의 증인과 참고인 없이 치러졌다. 문재인 정권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로는 세 번째 사례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여당의 반대로 증인·참고인 채택이 무산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4번 중 3번 증인·참고인 '0명'… 전례 없는 '방탄 청문'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08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분석한 결과, 현 정권에서 진행된 4번의 청문회 중 3번이 단 한 명의 증인·참고인 없이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낙마한 안경환 후보자는 사례에서 제외했다.

추미애 장관의 경우 야당에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관계자와 가족을 증인으로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단 한 명의 증인·참고인도 채택되지 않았다. 현 정권의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전 장관 청문회도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박 장관의 과거 향응성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를 주장한 김모씨를 증인으로 요구했다. 추 장관 사례와 마찬가지로 여당 반대로 무산됐다.

조국 전 장관 청문회는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 의혹과 관련해 증인 11명이 채택됐다. 하지만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만 유일하게 출석했고, 나머지 증인들은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총 5차례 청문회가 진행됐다. 이 중 증인·참고인 채택 없이 치러진 사례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인 김경한 전 장관 청문회가 유일하다. 여야의 협상이 무산된 게 아니라 당시 청문회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된 탓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인 황교안 전 장관 청문회의 경우 증인 5명, 참고인 17명을 채택한 바 있다.

2008년 이후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법무부 장관은 8명이다.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사례는 이명박 정부의 이귀남·권재진 장관, 문재인 정부의 조국·추미애 장관이다. 박 후보자의 경우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야당 반대에도 채택할 수 있다.



청문회 당일까지 '설전'… 여 "셀프 청문 유감" vs 야 "증인 거부 반성해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 정권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 유력한 박 후보자 청문회 역시 증인·참고인 없이 이뤄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최측근 금품수수 방조, 재산신고 누락, 고시생 폭행 등 의혹 관련 증인·참고인 채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소송 당사자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전날 김소연 변호사와 이종배 사법시헙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사존모) 대표를 불러 자체적으로 '국민 참여 청문회'를 개최했다.

여야는 이날에도 국민의힘의 자체 검증과 증인·참고인 채택 무산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어제 국민의힘에서 국민청문회란 이름으로 셀프 청문회를 하고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냈다는 보도를 봤다"며 "정식 청문회라는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셀프 청문회를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어떤 판단을 내리고 이 자리에 온다면 청문회가 어떤 의미가 있겠냐"라며 "굉장히 잘못된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간사 김도읍 의원은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어제 국민의힘에서 청문회할 수밖에 없는 사정은 백 간사께서 잘 알지 않냐"며 "증인, 참고인을 한 명도 받지 못한다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당만 김 변호사 이종배 대표를 모시고 국민청문회를 한 게 유감이라면 지금이라도 합의해달라"며 "오후에라도 그 분들을 불러서 민주당도 질문을 하면 된다. 반박을 하라.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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