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4번 승부' 시작됐다…김종인의 '2번 카드' 변수

[the300]



기호 2번이냐 4번이냐, 서울시장 野 줄다리기 본격화


安의 '4번 승부' 시작됐다…김종인의 '2번 카드' 변수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7/뉴스1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를 향한 줄다리기가 본격화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고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단일화 방식은 안갯속이다. 일단 후보들 모두 '국민의힘' 이름표를 달고 경선하자는 제1야당의 입장과 처음부터 국민의힘 밖에 경선 무대를 만들어야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극적인 합의가 없다면 현재로서는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단일화 협상' 방식이 유력하다. 단일화가 끝내 실패해 3자 대결로 치러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세훈-안철수, 곧 회동…"잘 되면 불확실성 최소화" vs "결정할 사안 없다"


18일 국민의힘 후보 접수 시작을 앞두고 오 전 시장은 조만간 안 대표와 비공개로 만난다. 오 전 시장은 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안 대표에게) 입당, 합당, 야권 통합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라며 "일이 잘 되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17일까지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는 결단을 내린다면 자신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접점 찾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安의 '4번 승부' 시작됐다…김종인의 '2번 카드' 변수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조건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밝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7/뉴스1


그러나 안 대표 측은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은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이 경선 룰을 책임지거나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분도 아니고 야권 단일화에 의견을 주고받는 것일 뿐"이라며 "다른 분도 요청이 오면 따로 다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사무총장)도 통화에서 "두 분이 만나서 결정할 사안도 없고 그럴 관계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주요 야권 주자 중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나 전 의원도 곧 출마와 관련해 공식 선언을 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생각을 정리해 빠른 시간 안에 발표를 하겠다"고 했다.



'당밖 경선' 논의 확산…국민의당 "제1야당이 아닌 야권이 이겨야"


단일화 방식 논의는 평행선을 달린다. 입당이든 합당이든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짓자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지만 안 대표가 선을 긋고 있다.

安의 '4번 승부' 시작됐다…김종인의 '2번 카드' 변수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지난해 9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서울시 전월세정책간담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9.23/뉴스1


일각에서는 당 밖에서 경선을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 등이 이 같은 구상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당, 입당 논의가 아니라 양당(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사무총장이 만나 범야권후보단일화를 위한 룰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며 "입당, 합당 공방으로 밀당하는 모습에 국민들께서 짜증을 내지 않으실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국민의당이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제1야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야권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단일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가는 순간 확장성이 확 줄어든다. 야권 단일후보가 꼭 기호 2번(국민의힘 소속)으로 나가야 된다고 주장하는데 지지층의 입장에서는 굳이 2번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당밖 경선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 인사가 이기면 단일후보 기호는 2번, 안 대표가 승리하면 기호 4번이 된다.

국민의힘 출신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이날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국민이 생각하는 서울시장 야권주자는 안철수 대표다. 현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며 "지지율이 높은 외부 주자를 국민의힘 내부로 끌어들여 경선하자는 것은 폭넓게 지지받는 후보를 국민의힘 울타리에 가두어 라벨링(labeling)하는 결과로, 야권 통합 후보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제1야당 후보' 배출 필수 입장…대선정국 주도권과 직결


하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당밖 경선이) 극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고 굉장히 흥행적 요소가 많다"며 "문제는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양보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도 회의적이다. 오 전 시장은 "현실적으로 난점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당내 후보가 그렇게 많은데 당밖에서 한꺼번에 하자는 건(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경선은 당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당 절차대로 해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安의 '4번 승부' 시작됐다…김종인의 '2번 카드' 변수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0월8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 포럼) 초청 강연에 앞서 김무성 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보수정당, 어떻게 재집권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2020.10.8/뉴스1


무엇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6일 안 대표와 만난 뒤 7일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앞으로 (안 대표를) 만날 일 없을 것 같다'며 불쾌한 내색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제1야당으로서 반드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야권 단일후보가 세워지더라도 국민의힘 이름표가 붙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김 위원장 등이 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4월 보궐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정국으로 넘어간다는 점 때문이다. 만약 안 대표 등이 국민의힘 밖에 있는 상태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되고 승리한다면 대선정국에서 국민의힘의 주도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밝혔듯 현재로서는 국민의힘 자체 후보가 선출된 뒤 3월에 안 대표와 단일화 협상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일화 실패 가능성도? 김종인, '3자 대결도 승산' 자신감…단일화 관측은 우세


끝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여당과 국민의힘 후보, 안 대표 등이 모두 본선을 치르는 다자대결 구도도 피할 수 없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 사석에서 "3자 대결을 해도 승산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에 거품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단일화 실패 후 패배한다면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단일화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안 대표는 7일 더300과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야권의 대선 포기 선언"이라며 "저도 간절하고 이번 선거에서 지면 국민의힘이라는 당 자체가 와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안철수? '암살' 말했던 김동길까지 찾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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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기다리고 있다. 2021.1.8/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야권 단일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자 보수진영 원로를 만나는 등 행보를 넓히면서 대세론을 굳히려는 모양새다.

특히 김 명예교수는 2012년 대선 당시 안 대표가 대선 후보를 그만두자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도 암살당했을지 모른다는 식의 독설을 날렸던 당사자다.

6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새해 인사를 한 안 대표가 연이어 자신에게 비판적으로 대했던 인사들을 찾아가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표를 던진 안 대표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9일) 토요일에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드렸다. 김 박사님은 93세이시지만 영원한 청년이셨다"며 전날 일정을 소개했다.

안 대표는 "박사님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이게 뭡니까'라며 따끔하게 비판하셨다.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며 "그런 박사님께서 2021년의 대한민국에 '도대체 이게 뭡니까'라는 경고를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그동안 시사 프로그램 등에서 안 대표에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012년 대선 때는 안 대표가 대선 후보를 자진 사퇴하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민주당의 '꼬임'에 빠져 얼렁뚱땅 민주통합당의 후보가 되어 대선에 정식 출마, 만에 하나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도 임기 중에 암살을 당했거나 아니면 '견디다 못해'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라고 적어 논란을 낳았다.

安의 '4번 승부' 시작됐다…김종인의 '2번 카드' 변수
2015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세종대왕나신곳성역화국민위원회 발대식'에서 김동길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5.15/뉴스1


그러나 전날 만남에서는 덕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에 따르면 김 박사의 서재 테이블 위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를 결정한 법원 판결 기사가 1면에 실린 12월25일자 신문이 놓여 있었다. 안 대표는 "박사님께는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 희망이 될 만한 새 소식이 없었던 것 같다"며 "박사님은 '꼭 그 위로 안철수 서울시장 당선 1면 기사가 놓여지길 고대한다'고 격려해 주셨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박사님은 '서울시도 이제 전 시장의 어두운 죽음을 넘어 밝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국가의 병, 민족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가 그 역할을 꼭 해주기를 바란다'고 용기를 주셨다"고도 했다.

이어 "식사후 박사님께서는 링컨의 사진 액자를 선물로 주셨다"며 "액자를 마주하면서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러나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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