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극과 극' 정치권…비상걸린 與, 선물받았다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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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가진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2/뉴스1

성탄절 정치권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다. 전날 밤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처분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분위기가 뒤집혔다. 야권은 법원의 결정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일제히 환영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정권을 향한 날 선 비판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성탄절 오전에 당 지도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들과 긴급 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원희룡 "엉터리 검찰 개혁에 몰두하는 동안 백신 확보에 실패"



국민의힘 소속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25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은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완벽하게 파탄났다"며 "권력이 측근의 비리를 덮고 퇴임 후 안위에만 신경쓰며 엉터리 검찰 개혁에 몰두하는 동안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확보에 모두 실패하고 있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된 사회는 위험한 사회"라며 "검찰총장조차 법원에 마지막 도움을 구해야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헌법적 권리는 이미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의 책임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 '마음의 빚'은 비리와 범죄와 국정농단을 저지르는 측근들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느껴야 한다"며 "더 이상 비겁한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달 18일 오후 제주시 영평동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서 만나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2020.11.18/뉴스1



빗발치는 거센 비판…김기현 "사실상 탄핵당한 文", 홍준표 "로마 불지른 네로 같다"



국민의힘 중진들도 성탄절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일 것이라 언제까지나 마음대로 할 수 있을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법치가 아직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희망이 선물처럼 찾아온 크리스마스 아침"이라고 적었다.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4선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징계처분 집행을 정지한 결정은, 대통령 탄핵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제는 대통령이 더이상 비겁하게 커튼 뒤에 숨어서 법무부 장관이나 징계위원회에 책임을 떠넘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실상 탄핵을 당한 문 대통령은 즉각 국민들 앞에 나와 진정한 사죄를 해야 마땅하다"며 "중단된 울산시장 선거 공작사건에 대한 추가수사도 이제 다시 재개해야 한다. 월성원전 불법폐쇄, 추미애 장관의 직권남용 등 각종 범법행위, 라임·옵티머스 펀드의 부패고리 등도 즉각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자기들 세상 만들기에 거추장스러운 사람들은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쳐내기에만 열중 하다가 세상은 다 망가져 간다"며 "그렇게 헛짓을 4년 동안 했으면 반성할 때도 되었건만 꼭 하는 짓이 민심을 거스르고 로마를 불지른 네로 폭정 같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이쯤에서 멈추기 바란다"며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고 상대를 배제하는 비뚤어진 정치를 고집할수록 그것은 민심이반의 부메랑이 되어 여러분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일련의 판결 속에서 삼권분립과 정의로운 법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며 "문 대통령도 법을 공부하신 분이니 큰 성찰이 있기를 바란다. 권력이 아무리 강한들 국민 이기는 권력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마친 후 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섰지만 정기국회 회기가 10일 0시를 기해 끝나면서 필리버스터 역시 자동으로 종료됐다. 2020.12.10/뉴스1



비상 걸린 민주당, 성탄절 긴급 회의 '대응 고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법원이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이낙연 대표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연석회의를 열었다. 서울행정법원이 전날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의 효력을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대책회의 성격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법원의 결정에 대해 아침에 법사위원들이 먼저 만나 (법원의)결정문에 대한 분석을 먼저 했고 의견을 교환했다"며 "그걸 모아서 당 대표께 전달을 하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법원의 결정문에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최 대변인은 "절차적인 지적은 했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징계사유의 엄중함 그 자체는 상당부분 법원에서도 인정했다는 분석이 있었다"며 "감찰방해에 다툼의 소지 있다는 식으로 인정했고 판사사찰은 위중하다고 법원이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의에서) 국회는 국회대로 검찰의 엄중한 비위 부분에 대한 재발방지, 검찰개혁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 개진이 있었다"며 "법사위원 상당수가 기존 권력기관TF(태스크포스)를 검찰개혁TF로 발전, 구성해 나가자는 의견 개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낙연 대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과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대응 긴급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0.12.25/뉴스1



"검찰개혁TF 출범", 법원 판결 후폭풍 차단에 주력



검찰개혁TF는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정리했다. 출범시기는 다음주다. 최 대변인은 "법무부의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비위가 있다는 식의 법원 판단이 있었다"며 "검찰개혁TF가 이런 부분의 대책을 세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이 공수처 출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 법원 판결 직후 낸 논평에서 "공수처를 차질 없이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거쳐 1월 중 공수처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추 장관 거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윤 총장의 탄핵을 고려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도 최 대변인은 "그 부분은 오늘 논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윤 총장의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이 재가한 정직 2개월 징계는 본안 징계취소소송 판결 후 30일까지 효력이 정지되고 윤 총장은 직무에 임시복귀한다.

본안소송은 판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반면 윤 총장의 남은 임기는 7개월 남짓이다. 본안 소송에서 계속 다투겠지만 일단 이번 결정으로 임기를 끝까지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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