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저귀 결의' 주호영, 마지막 필리버스터 주자로

[the300]

박종진 기자 | 입력 : 2020.12.14 13:03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논의과정에 대해 긴급기자간담회를 갖기위해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2.13/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다.

숫자를 앞세운 여당의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주자로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라 대국민 호소를 하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14일 "다음 필리버스터 주자는 주호영 원내대표"라고 밝혔다. 공지가 나온 이날 낮 12시 현재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시간째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주 원내대표의 토론 내용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정권의 무도함, 여야 난맥상을 직접 나서서 3시간 넘게 지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은 9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대상으로 시작돼 6일째 계속되는 중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9명의 여야 의원이 번갈아 토론했다.

이 과정에서 정기국회 회기 종료에 따라 이어진 임시국회에서 10일 공수처법이 최종 의결됐고 13일에는 범여권이 필리버스터 종결 정족수(180석 이상)를 확보하면서 국정원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발전법(대북전단금지법)도 이날 밤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필리버스터는 토론이 시작된지 24시간 이후부터 종결 투표를 할 수 있다.

야당으로서는 여론전을 펼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주 원내대표는 제21대 국회 출범 이후 거대 여당이 '입법 독재'를 해왔다며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처리된 법안들의 문제점 등을 하나하나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COVID-19) 방역 대책과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 등 국정 주요 현안에도 강도 높은 비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23일 밤 선거법 필리버스터에서도 첫 주자로 나서 약 4시간 동안 토론을 진행하며 여당을 향해 "70년 넘게 쌓아온 민주주의를 여러분이 일거에 다 무너뜨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시 언제 필리버스터가 시작될지 모르는 여야 대치 국면에서 무제한 연설을 위해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다닌 것으로 유명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종결 찬반 투표를 앞두고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12.13/뉴스1

한편 국민들에게 강하게 각인된 것으로 평가받는 2016년 필리버스터 때도 마지막은 야당 원내대표가 나섰다.

집권당이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추진하던 테러방지법에 맞서 야당이던 민주당은 9일 동안 38명의 의원들이 뛰어들어 192시간27분이라는 세계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다.

이때 원내대표였던 이종걸 의원이 12시간31분이라는 개별 의원 최장 기록을 세우면서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이 기록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12일에 걸쳐 12시간47분을 연설하면서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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