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 하자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신청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에 이어 상법 개정안 처리를 일단 막았다. 민주당은 안건조정위를 거쳐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단 방침이다.

법사위 1소위는 7일 오후 경제 3법 중 하나인 상법 개정안 8건을 심사했다. 민주당은 표결 처리를 시도했으나, 국민의힘이 해당 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하면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서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했다.

1소위원장이자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공수처법과 상법 개정안은 조정위 의결을 거쳐서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순서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김도읍 간사(국민의힘 간사)도 위원 구성 협의에 응하겠다고 했으니 내일 오전 9시에 조정위를 열겠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조정위 구성 및 안건 회부를 요구할 수 있다. 조정위 활동기한은 90일이며, 위원장이 6명의 조정위원을 구성한다.

조정위원은 여야 각각 3명으로 의결 정족수는 6명 중 4명(3분의 2) 이상이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야당 조정위원으로 지정하면 민주당은 의결 정족수를 확보한다. 조정위를 열어 곧장 표결로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조정위를 통과한 법안은 전체회의에 회부할 수 있다.

이날 국민의힘 공수처법·상법 개정안 소위 처리를 저지했으나, 조정위 처리까진 막기 어려운 것이다. 김도읍 의원은 "저희들이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방법이 없다"며 "국민들께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따끔하게 지적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인 '3%룰'(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과 관련, 감사위원의 사내·사외이사 여부에 따라 3%룰 적용을 달리하는 대안을 내놨다.

백 의원은 "3%룰 같은 경우는 사내이사 감사 선출의 경우 최대주주 합산 3%, 사외이사 감사 선출은 단순 3%를 적용하기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사내·사외이사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을 3%로 제한하는 정부안보다 완화된 내용이다. 사내이사의 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3% 의결권만 인정하되, 일반 주주에 대해서도 3%룰을 적용한다. 사외이사의 경우 현행 상법처럼 일반 주주뿐 아니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도 따로 3%씩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