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위풍당당…정책펀드 예산 삭감에도 與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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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주호영원내대표를 포옹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예산이 국회에서 900억원 삭감됐다.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 펀드’ 등 다른 정부 주도형 펀드들도 예산 감액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작 해당 펀드를 고안하거나 추진한 여당에선 안도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당초 야당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의 감액이 이뤄지면서다.



뉴딜펀드 '900억원' 감액…뉴딜예산 삭감액 중 15~18%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밤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열고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의결했다. 정부안 대비 7조5000억원이 증액됐고 5조3000억원이 감액됐다.

쟁점 사안이었던 한국판 뉴딜펀드 예산도 감액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정책형 뉴딜펀드 조성을 위한 산업은행 출자금 예산으로 6000억원을 써냈다.

해당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쳐 정부안 대비 900억원(15%) 감소한 5100억원으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밝힌 한국판 뉴딜 사업 관련 삭감액 5000억~6000억원 중 15~18%에 달하는 수치다.

정부 주도형 펀드의 투자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2018~2020년 조성한 혁신모험펀드와 소부장펀드의 투자 실적은 결성액 7조5508억원 중 2조4992억원(33%)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3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COVID-19) 백신 확보를 위한 예산 편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는 감액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책펀드의 투자 여력이 5조원 이상 있는 상황에서 뉴딜펀드 예산은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위풍당당·혁신모험 등 정부 주도형 펀드 줄줄이 '감액'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 펀드를 위한 출자 예산도 정부안 1278억원 대비 130억원(10.2%)이 줄었다. 문화콘텐츠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모태펀드 문화계정에 출자되는 돈이다.

민간투자 실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계정의 자펀드 결성이 지연되면서 지난 8월말 기준 올해 책정된 예산 1130억원 중 실집행액이 300억원(26.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당초 취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외에도 △혁신모험펀드 예산은 정부안 2500억원 대비 100억원(4%) △기업구조혁신펀드 예산은 정부안 750억원 대비 75억원(10%) 감액됐다.



與 '안도' 목소리…"선방했다"



민주당에선 ‘방어전’에 성공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감액 규모가 우려했던 것에 크게 못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국민의힘은 예결위에서 정부가 책정한 한국판 뉴딜펀드 예산 6000억원 전액 삭감을,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 펀드 출자 예산은 648억원 삭감을 요구했다.

삭감액이 전체 펀드를 이루는 공공부분 출자액 중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도 고려된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형 뉴딜펀드를 조성한다면서 정부가 3조원, 정책금융기관이 4조원 출자해 모펀드를 만들고 민간자금 14조원을 매칭해 20조원의 자펀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딜펀드 예산 6000억원 중 900억원이 삭감된 것은 선방한 것으로 본다. 걱정했던 것보다 적은 규모”라며 “계획대로 뉴딜펀드를 추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달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을 가결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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