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유탄 맞는다"…與에서도 '중대재해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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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2021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하자 정의당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중대재해기업차벌법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8. photo@newsis.com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점 과제로 꼽은 '중대재해법'(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 제정안)을 둘러싸고 당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포괄적 의무를 규정해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유탄’을 맞는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재계는 "산업안전보건문제 해결을 위한 예방적 대책보다 사후처벌 위주로 접근해 정책적 효과성도 낮다"며 과잉규제를 우려하고 있다.

30일 정부 여당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중대재해법과 관련,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기업 규제'이라는 대원칙에 공감하고 있다.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산재 예방 의무가 있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공공기관의 장을 처벌한다는 취지다. 현행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에도 사업주의 안전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때때로 책임을 말단 관리자나 책임자급에 떠넘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대표가 중대재해법을 15개의 '미래입법과제' 중 하나로 보고 처리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이유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이다. 정의당은 해당 법안을 21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정한 데 이어 민주당의 미온적 입장을 비판하며 당론 채택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법의 적용 범위다. 박주민 안 9조에 따르면 공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시설에서도 위험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법에 규정된 다중이용시설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영업장으로 음식점과 인터넷이용시설 등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소상공인과 같은 분야의 경제 활동에 미칠 파급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은미 안도 마찬가지다. 강은미 안은 해당 법안의 적용 대상인 '사업주'를 △사업을 영위하는 자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하는 자 △물건 수거·수거 배달 등 중개하는 자 등으로 폭넓게 규정했다. 한 마디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역시 법 적용 대상이라는 뜻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업들의 안전 불감증과 약한 책임을 바로잡자는 취지인데 법에선 식당 등 소상공인도 해당이 되는 상황"이라며 "결과만 나쁘면 무조건 죄라는 식의 과잉입법이 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의무 규정이 추상적이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강은미 안은 '유해·위험 방지 의무' 등을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해당 법안이 규정하는 의무는 △생명·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입지 않도록 유해·위험을 방지할 의무 △사업장에서 취급하거나 생산·제조·판매·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로 인해 종사자나 이용자가 생명·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입지 않도록 유해‧위험을 방지할 의무 등이다. 강도 높은 처벌에 비해 '지켜야 할' 의무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공무원에 대한 처벌 조항도 논란 거리다. 박주민 안과 강은미 안 모두 공무원 처벌 조항을 담았다. 박주민 안 12조는 공무원 처벌 특례를 통해 업무 결재권자인 공무원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한 처벌이 강한 범죄 예방 효과를 가져오느냐에 회의적이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고 교화와 예방의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원청의 책임을 강화를 했지만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일부에서 성행하는 '소(小) 사장 제도'가 대표적이다. 근로자에게 공정의 일부를 맡겨 경영 책임자로 위임하는 식의 편법 탓에 중대재해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같은 우려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기했으나 설득 과정을 거쳐 찬성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중대재해법과 산안법 개정안은 각각 법사위와 환노위에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 정기 국회에서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중대재해법은 공청회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법 대상자들의 의견도 청취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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