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發 '뉴딜펀드' 열차 출발…입법은 '청신호', 예산은 '글쎄'

[the300]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기 지난 9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딜펀드 조성방안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국판 뉴딜펀드’ 입법이 가시화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뉴딜펀드 투자자의 세제 혜택을 골자로 하는 조세제한특별법(조특법) 개정안을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신청했다. 본회의 자동 부의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예산 처리 전망은 어둡다. 국민의힘은 뉴딜펀드 조성을 위한 산업은행 출자금 예산 6000억원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맞선다. 예산안 강행 처리 시 정국이 급랭한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의 부담이 적잖은 상황이다.



박홍근 안 '유력'…뉴딜펀드 투자자 '세제 지원'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26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뉴딜펀드 투자자의 세제 지원 내용을 담은 조특법 개정안을 다룬다. 박홍근·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조특법 개정안이 논의 대상이다.

박홍근 안은 한국판 뉴딜 분야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배당소득 중 2억원 이하에 9%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광재 안은 배당소득 3억원 이하에 5% 세율을, 3억원 초과분에는 14% 세율을 적용해 분리 과세한다.

파격적인 세제 혜택 방안이라는 평가다. 현행 소득법에 따르면 △종합소득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는 소득세율 6% △1200만~4600만원 15% △4600만~8800만원 24% △8800만~1억5000만원 35% △1억5000만~3억원 38% △3억~5억원 40% △5억원 초과 분에는 42%를 적용한다.

정부는 박 의원 안에 적극 공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국민 참여형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투자금액 2억원 이내 배당소득에 9%의 분리 과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COVID-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포스트코로나’ 입법 및 예산보다 코로나19 종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나타낸다.

국민의힘은 또 기재부가 정책 추진의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기재부는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 등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8월 공모 투·융자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한 금액 중 1억원까지 세율 14%의 분리 과세를 적용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통과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 내년도 예산안 및 부수 법안은 상임위 의결 없이도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기 때문이다. 국회에 따르면 박 의원과 정부는 각각 발의한 법안을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정부광주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목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예산안 '표류'…野 "산업은행 출자금 '6000억' 전액 삭감해야"



뉴딜펀드와 관련된 예산은 표류한다.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한국형 뉴딜펀드 예산이 대표적이다. 금융위는 정책형 뉴딜펀드 조성에 산업은행 출자금을 투입하겠다며 관련 예산으로 6000억원을 써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금융위가 2018~2020년 조성한 혁신모험펀드와 소부장펀드의 투자 실적이 33%(결성액 7조 7조5508억원 중 2조4992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5조원 이상의 투자 여력이 남은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펀드 출자금으로 6000억원을 추가 편성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판 뉴딜펀드의 취지에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다. 정부 재정으로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민간 펀드의 투자 역시 위축되는 등 부작용도 우려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등과 차이가 불분명한 점도 문제 삼는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23일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혁신모험펀드 등에 5조원이 남아있는데 특별히 다르지도 않은 뉴딜펀드에 6000억원 예산을 편성했다”며 “시급성과 필요성이 낮으므로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7·8월 민주당이 부동산 관련 법안들을 강행 처리할 때와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판단한다”며 “최대한 협상을 통해 (국민의힘의) 뜻을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