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이냐 '경제'냐…3개월만에 다시 갈림길에 선 文대통령

'방역'이냐 '경제'냐…3개월만에 다시 갈림길에 선 文대통령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3. 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또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방역’과 ‘경제’를 놓고서다. 지난 8월 광복절 불법집회 이후 3개월만이다. 방역과 경제는 함께 잡아야할 두 마리 토끼란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위기 상황에선 실행하기 어렵다.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43명으로 이틀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2주간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했다.

거리두기 격상 시 효과는 통상 약 10일 이후에 나타난다. 문제는 최근 1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200명 이상 나오고 있고, 갈수록 확진자 수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거리두기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선제적으로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기준은 총 3가지다. 그중 1가지 조건만 충족해도 적용할 수 있다. 세부 기준은 △2개 이상 권역에서 1.5단계 유행이 1주 이상 지속될 경우 △유행권역에서 1.5단계 조치 1주일 경과 후 확진자 수가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을 지속할 때 △전국 확진자 수 300명 초과 상황 1주일 이상 지속 등이다.

지금처럼 코로나19 유행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때 기준만 따지고 있으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문 대통령도 고심하는 지점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비롯해 우리 경제도 문제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영상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 격상하는 일 없이 빠른 시일 안에 완화시킬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거리두기를 격상하겠다는 얘기다.
'방역'이냐 '경제'냐…3개월만에 다시 갈림길에 선 文대통령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2주 동안 운영되는 '수능 특별 방역기간' 첫날인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수능 당일까지 학원, PC방 등 수험생이 자주 출입하는 시설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역을 점검한다. 2020.11.19. jtk@newsis.com


정치권 안팎에선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더라도, 추이를 살펴보면서 주말 이후에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문 대통령이 20~2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화상)에 참석, K-방역의 성과를 다른나라 정상들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21~22일 '모두를 위한 21세기 기회 실현'을 주제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연사로 나선다. '팬데믹 대비 및 대응'이란 주제로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발표한다. 정부로선 우리나라가 코로나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걸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시점에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게 부담이다. 우리나라 주도로 기업인 등 국경 간 인력 이동 원활화에 대한 원칙에 대한 합의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서 이뤄지는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복영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이번 정상회의는 G20이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주도로 기업인 등 국경간 인력 이동 원활화에 대한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 글로벌 공급망 유지 및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정책 수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주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12월3일)이 큰 변수다. 국가적 대사이자 학생들의 미래가 달린 수능 시험을 무사히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역시 안전한 수능 시험을 몇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민주노총 등이 집회를 열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수능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서도 코로나 재확산의 작은 불씨라도 만들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3일 후 국무회의에서도 “정부는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 한층 강화된 방역 대책을 시행하겠다”며 “특별방역 기간을 지정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등 수능을 안전하게 치러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처럼 하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 계속 400명대에 육박한다면, 거리두기 단계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제나 다른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수능시험이란 국가적 행사를 걱정해야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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