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성인지를 집단 학습하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한민국 여성가족부 장관 맞나?!” -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내년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 관련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추가 선거가 치러지면서 838억원의 혈세가 투입된다는 질의에 ‘학습 기회’라는 취지로 답변하면서다.

"838억원이 '학습비' 인가"

이정옥 장관은 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성인지 관점에서 838억원이 선거비용이 피해자와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봤나”라는 윤주경 의원 질의에 “국민들이 성인지를 집단 학습하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밝혔다.

예결위 회의장에서 긴장감이 높아진 순간이었다. 윤 의원은 “838억원이 학습비라고 생각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장관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를 위해서 긍정적 요소를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또 해당 사건이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라는 질의에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죄명을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장관은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2030세대의 잠재적 피해자나 수많은 젊은이들이 지속 가능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일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문제가 정쟁화되는 것은 피해자에 도움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것이 과잉 정쟁화되면 피해자에 또 다른 2차 피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간단하고 기본적인 성인지에 관한 질문도 명확하게 대답 못하는 장관”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한민국 여성가족부 장관인지, 정말 대통령이 임명한 여가부 장관 맞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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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지난달 22일 경기 용인시 지상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지상작전사령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정옥 발언, 정세균 '불똥'…"성인지 예산 35조? 부끄럽지 않나"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정옥 장관의 돌발 발언에 식은땀을 흘렸다. 윤 의원은 정 총리에게 35조원 규모의 성인지 관련 예산이 반영됐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 방지가 무슨 소용이고 성인지 예산 규모가 35조원이면 뭐하나”라며 “당장 여당 소속 시장 두명으로 인해 국민 세금 838억원을 또 쓰게 됐다. 성인지 예산서를 내민다는 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 정부는 성인지 관련 예산은 (전년도) 7조5000억원에서 35조원으로 대폭 증액하고 대상 사업도 여가부 뿐 아니라 교육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걸쳐서 전체적으로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내년 4월 보궐선거를 “공직사회의 폐쇄적 문화 속에서 최고 지위의 남성이 가장 약한 처지의 여성 직원을 성폭력한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해당 선거에 쓰이는 비용 838억원에 달한다며 귀책 사유를 제공한 정당 후보를 위해 국민 세금을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귀책 사유를 제공한 정당이 책임까지 지는 것이야말로 이낙연 대표가 말한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이자 피해자에 대한 작은 사과와 반성”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