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과방위(종합)]다 된 국감에 '감사원 감사' 뿌려져

[the300]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평가 대상의원-조정식(민), 전혜숙(민), 조명희(국힘), 허은아(국힘), 황보승희(국힘), 김상희(민), 윤영찬(민), 한준호(민), 홍정민(민), 조승래(민), 정희용(국힘), 양정숙(무), 변재일(민), 우상호(민), 정필모(민), 박성중(국힘), 김영식(국힘), 박대출(국힘), 이용빈(민), 이원욱(민-위원장).

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첫 국정감사는 파행으로 끝이 났다. 결말은 아쉬웠지만, 사실 과방위는 감사 내내 대체로 '정책 국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야는 특히 △구글 인앱결제 △5G 실효성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국민 삶과 밀접한 이슈를 다룰 때 한 몸으로 국민 편이 됐다.


◇명품 질의 보여준 과방위 탑 클래스 의원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지독하게' 정책 질의만 했다. 조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단 1번 했다. 질의만 하기에도 바빴다. 그 정도로 준비성이 돋보였다.

조 의원은 과방위 피감기관뿐 아니라 타 부처에서 받은 자료를 종합해 '뼈 때리는' 질의를 보여줬다. 원안위가 일부 공항·항만에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하지 않아 국민 안전이 위협 받는다고 지적하기 위해 조 의원은 해당 공항·항만의 최근 5년간 '수입 내역'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국감에선 최근 3년간 해외 연수를 다녀온 재단 임직원의 연구 보고서를 입수해 직접 표절 검증업체에 맡겼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연구재단이 매년 혈세로 임직원 해외 연수를 보내주면서도 연구 보고서에 대한 관리는 허술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국감 방송국'이었다. 국감 첫날은 정책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전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1월 시범도입한 집배원 업무용 전기차 탑승 후기를 소개하며 ABS(급제동시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브레이크) 등이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과기부 종감에선 드라마를 보여줬다. 전 의원은 지난해 발생한 경북대 화학실험실 폭발사고 피해 대학원생의 아버지를 국회로 모셨다. 전신에 3도 중증화상을 입은 딸을 둔 아버지의 호소는 동료 의원뿐 아니라 피감기관장까지 연구원 안전 보장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의 '제1 책무'가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과방위 국감은 통상 국민적 관심사가 쏠리는 IT(정보통신)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조 의원은 과학자 출신이라는 경력을 살려 꾸준히 과학기술 관련 질의를 했고, 이슈화에도 성공했다.

지난달 7일 과기부 국감에서 조 의원은 인공위성 전문가의 시각으로 한국판 뉴딜 사업 중 하나인 디지털 트윈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 피감기관의 시정 약속을 받아냈다. 디지털 트윈이 현실의 지형·지물 등을 인공위성으로 촬영해 그대로 디지털로 옮기는 것인데도 '위치 정보'를 심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명확한 대안도 제시했다.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트윈 총괄 회의에 공간 정보 전문가를 투입하고, 필요하다면 국토교통부와 협업하라고 주문했다. 지난달 22일 과기부 종감에선 한국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을 하나의 파일로 정리해 제시했다. 종합 감사에 어울리는 '종합 대안 세트'였다.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사진=뉴스1


◇구글 인앱결제, 5G 실효성, 후쿠시마 오염수…'국민 실생활' 집중


과방위는 △구글 인앱결제 △5G 실효성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국민 실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여야 간 정쟁은 없었다.

지난달 22일 과기부 종감에서 여야는 글로벌 IT 플랫폼 공룡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및 수수료 30% 부과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의원들은 국감 직전 나온 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의 반(反)경쟁적인 활동과 시장 지배력 남용을 지적하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의 보고서와 국감 기간 중 나온 미국 법무부의 구글 '반독점 소송' 제기 등을 근거로 구글 측 증인을 압박했다.

구글 측은 결국 "인앱 결제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돼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각계 의견을 더 듣고 충격을 줄일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실효성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5G 품질, 요금 문제와 함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무력화하는 이통사들의 불법 보조금 선별 지급을 집중 질타했다.

이에 이동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는 5G 요금제 인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원들의 끈질긴 질의에 SKT는 요금제 개편 시기까지 제시했다.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과방위는 국감 중임에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방침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중단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달 23일 국감에 앞서 전체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안전한 처리 대책 수립 촉구 결의문'을 의결했다.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사진=뉴시스


◇과방위 평화 깬 '월성 1호기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달 23일 원안위와 한수원에 대한 감사는 '감사원 국감'을 방불케 했다. 여야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조치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두고 끝까지 대립했다. 정책 질의는 '가끔' 나오는 수준이었다.

야당은 감사원이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불합리하게 낮은 경제성 평가를 내렸다'고 밝힌 데 집중해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은 원전 폐쇄 검토 요소 중엔 안전성과 지역 수용성이라는 지표가 있다며 경제성 평가에만 집중한 감사원 감사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야 사이 극렬한 신경전은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도 가로막았다. 21대 국회 초기부터 구글 인앱결제 강제, 앱 선탑재 갑질 논란 등을 비판해 온 과방위는 국감 기간 중 구글갑질방지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국감 마지막날 국민의힘은 돌연 입장을 바꿨다. △해당 법안이 졸속 법안이 될 수 있다는 점 △국정감사 증인 채택 과정에서 민주당이 양보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행까지 몰고 왔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세 번째 추가 질의에 나서며 앞서 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이 본인의 이전 질의를 중단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이 위원장을 '당신'이라고 지칭했고, 이 위원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감정 싸움이 격해지면서 이 위원장이 "질문해"라고 말하자 박 의원은 "건방지게 반말을 해"라고 말했다. 흥분한 이 위원장이 박 의원 앞에 가 서자 박 의원은 "한대 쳐볼까"라며 팔을 올리는 시늉을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야 박성중"이라고 소리쳤고, 박 의원은 "건방지게. 나이도 어린 XX가"라고 욕설을 했다.

결국 이 위원장은 의사봉을 강하게 내리치며 정회를 선포했다. 국감은 10분 뒤 재개됐지만 여야 간 별다른 유감 표시는 없었다. 자정이 돼 국민의힘은 차수 변경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21대 첫 과방위 국감은 그대로 종료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과방위 명언…"구글,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엄석대 같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과방위 종감에서 구글 측 증인 심문 마지막에 "혹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읽었느냐"고 물었다.

윤 의원은 "소설을 보면 엄석대가 나온다. 엄석대가 만들어 놓은 교실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다 쫓겨난다"고 했다. 

구글을 '엄석대'에, 구글이 구축하고자 하는 플랫폼 생태계를 '엄석대의 교실'에, 인앱 결제에 반대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그 교실을 거부해 쫓겨날 사람들'에 빗댄 것이다.

윤 의원은 이어 구글 측을 향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는 개발자들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무시하고, 자신의 생태계에 모든 사람을 가둬 놓고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며 "그런 세상을 만들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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