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시정연설…고성으로 항의한 野, 박수로 호응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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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8. photo@newsis.com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하는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설 내내 25번의 박수로 호응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게 나라냐!" 등 피켓을 들어보이고 이따금씩 고성을 외치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와대 경호팀의 주호영 원내대표 '몸수색' 논란에 강력 항의하면서 연설이 다소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8분쯤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본관에 입장한 문 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 도착 전 본관 로텐더홀 앞 계단부터 출입문 앞까지 줄지어 서서 '나라가 왜이래!', '이게 나라냐!'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특검법 수용하라",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등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의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차원이다. 문 대통령 입장 후에도 동선을 따라 양쪽에서 길게 늘어서 "수용하라"라는 구호를 반복했다. 이들을 지나 국회의장실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민주당 대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약 20분간 사전환담을 가졌다.

오전 10시 본회의가 개의하고 박 의장이 발언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석에서 박 의장을 향한 고성이 쏟아졌다. 청와대 경호팀이 문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참석하는 주 원내대표를 몸수색한 것에 항의한 것이다. 박 의장이 "사실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고성은 계속됐다. 오전 10시3분 문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기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문 대통령이 들어오는 입구 옆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펀드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8.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이 연설대에 선 이후에도 고성이 계속되자, 문 대통령은 박 의장을 바라보며 장내 정리를 요청했다. 박 의장은 재차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먼저 드린다"며 "대통령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경청해달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정연설이 다소 지연됐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오전 10시5분쯤부터 약 40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위기의 시대를 넘어 선도국가로'라는 주제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예산안의 법정 기한 내 처리를 호소했다. 58페이지 분량의 발표 자료도 준비해 스크린에 띄웠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25차례 박수를 보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그린뉴딜' 투자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호응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준비했던 피켓을 화면 앞에 붙인 상태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서해에서의 우리 국민 사망으로 국민들의 걱정이 크실 것"이라며 북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언급하자 고성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공수처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주시기 바란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항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의원들은 긴 박수로 화답했다.

오전 10시43분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 사이 통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이동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며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뒤 통로를 통해 민주당 의원석까지 걸어가 인사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퇴장할때까지 기립박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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