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외통위]혼돈의 韓외교, 강경화 거취 재점화

[the300]26일 외통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

/그래픽=이해나 디자이너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 대상의원. 이태규(국), 이재정(민), 박진(국힘), 조태용(국힘), 이상민(민), 김기현(국힘), 김영호(민), 김영주(민), 김석기(국힘), 지성호(국힘), 안민석(민), 이용선(민), 김태호(무), 송영길(민-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는 수준 높은 논쟁들이 오갔다. 특히 미국의 대선(11월3일)을 앞둔 상황 속,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6·25전쟁을 '제국주의에 맞선 전쟁'이라고 표현한 직후의 국감이어서 '미중갈등'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시 주석의 발언을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너무 위험한 발언"이라고 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국면에서 글로벌 콘텍스트(context, 맥락)가 작용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또 이수혁 주미대사의 최근 "70년 전에 한국이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 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과 관련한 지적을 했고 강 장관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줄기차게 외교부의 기강해이를 지적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본인이 폭로한 주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강 장관은 '피해 당사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그랬는데, 피해자를 수소문해보니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허위보고였다면 용납이 안 된다. 본부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정 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야당 못지 않은 공세적인 질의를 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입수한 외교부 내부 문서를 바탕으로 외교부가 이번 건에 대해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측의 반응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고 모두 일본 측의 동의 하에 (대책을) 추진한다"라며 "안일한 대응이 총체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국회에서 외교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진·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두각을 나타냈다. 박진 의원은 "시 주석의 발언은 역사왜곡"이라는 강 장관의 발언을 끌어냈다. 미 대선에서 실무적인 외교협상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전면적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 미셸 플루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등 키플레이어에 대한 접촉이 미흡한 점 역시 날카롭게 비판했다.

조태용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현재 대립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압박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 맥락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의 개최를 꾸준히 노려야 하고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일본과 소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바이든 행정부는 즉각 파리기후협약으로 복귀할 것이므로 '탄소 배출권' 의제에 대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과학외교'를 주장해온 민주당의 이상민 의원은 과학기술 외교인력의 필요성을 설파했고 강 장관은 "과학기술 외교인력 강화를 위한 용역을 수행 중"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의 김영호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서 일본이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따지고 있는 점을 꼬집으며 미국을 설득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영주 의원은 독도·재외공관·한미소파 등 다방면에서 의제를 제시했다. 특히 미국에 공관이 부족해 동포들이 투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거론했다.

국민의힘의 김기현 의원은 일본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의 일이 발생하면 대사 초치 등의 강경책이 나오는 것과 이번 시 주석의 발언 처럼 중국에서 결례가 일어나면 '조용한 대응'을 하는 점을 비교하며 외교부에 비판을 가했다. 같은 당의 김석기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까지 한일관계가 제자리 걸음인 점을, 지성호 의원은 탈북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광고가 중국 포털에 올라오는 문제점을 거론했다.

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을 잡고도 코로나19(COVID-19)를 이유로 방한을 취소한 것을 두고 "석연치 않다. 누군가 IOC 위원장을 이용하려 한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자세한 근거나 내용을 말하진 않았다.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강 장관의 발언을 이끌었다. 김태호 무소속 의원은 1차례 질의를 통해 한국 외교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을 반복했다.

강 장관은 시 주석의 6·25전쟁 발언이 역사왜곡임을 분명히 하며 "우리의 뜻을 분명하게 중국에 전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 이후에 방미를 할 것이라며 '코리아패싱' 의록을 차단했고, 이수혁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모종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힘을 줬다. 하지만 외교관 성비위 문제 등과 관련해 "장관의 리더십 한계를 느낀다"고 밝혀 본인의 거취와 관련한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바이든 캠프'의 실세로 꼽히는 블링큰 전 부장관과 플루노이 전 차관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외국의 선거 개입이 큰 문제였다. 그래서 바이든 캠프의 주요 인사들은 일체의 외국 인사들을 안 만나는 것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민주당)은 "이수혁 주미대사가 블링큰과 잘 소통하고 있다. 저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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