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억' 유학 지원 한국연구재단, '표절 논문' 절반 이상

[the300]

한국연구재단이 매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유학'을 보내주면서도 대상자들이 제출한 연구 보고서에 대해 표절 여부 등 기본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재단이 '국민 세금으로 직원들 해외 여행을 보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연구재단은 매년 국내 연구과제 3만여개를 선정해 7조원 가량의 정부 연구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과제 선정시 내부 연구윤리지원센터를 통해 표절 여부를 엄격히 검증하는 당사 기관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한국연구재단은 2010년부터 구성원 역량 강화를 위해 '국외교육훈련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임직원 3명에게 인당 약 5500만원씩 해외 유학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9년까지 총 26명에게 14억2600만원이 투입됐다. 이들은 유학 종료 후 60일 내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있다. 해외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는 증빙 차원이다.

하지만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연구재단 임직원들의 '국외교육훈련사업' 참가 후 연구 보고서를 전수조사 한 결과 절반 이상인 57%가 '표절 연구 보고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이 국내 대학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논문 표절 검증 업체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에 제출된 연구 보고서 14건 중 8건이 표절률 15% 이상에 해당했다. 국내외 학계에선 표절률이 15%를 넘으면 '표절 논문'으로 간주해 논문 심사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고 있다.

특히 이 중 표절률이 약 70%에 달하는 논문이 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1년 유학을 다녀온 한 직원이 제출한 논문의 경우 표절률은 77%에 달했다. 역량 강화 명목으로 14명의 직원에게 총 7억5911만원의 세금을 투입했지만 이 중 4억3262만원에 대해선 '본전도 못 찾은 격'이 됐다.

높은 표절률은 애초 예견된 일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의원에 따르면 재단 '직원교육훈련규칙'에 국외교육훈련 대상자들이 제출하는 연구 보고서에 대해 표절 여부 검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표절한 연구 보고서를 제출해도 무방한 구조인 셈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조정식 의원은 "공공기관 국외교육훈련사업이 국민 혈세로 해외여행 가는 식으로 방만하게 운영되어서는 곤란하다"면서 "한국연구재단은 국외교육훈련사업 종료 후 제출되는 연구보고서의 표절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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