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는 다른 상임위원회보다 비교적 옅었던 정쟁 요소가 드리운 날이 됐다. 몇가지 정치적 현안이 제기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된 까닭이다.

포문은 야당이 열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내 동료의원에 관한 (공무원 겸직) 사건이 법률적으로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황운하 민주당 의원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경찰이 사직서를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4·15 총선에 출마했다가 뒤늦게 지난 5월 '조건부 의원면직'된 황 의원이 사실상 정당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박수영 의원은 선관위의 유권 해석에 선례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의원 임기가 4월30일 0시에 시작하는데 (황 의원은) 4월29일 24시까지 경찰공무원 신분이었고 30일 0시부터 또 의원 신분으로 이어졌다"며 "이런 예를 봤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제 기억으로는 없다"면서도 박 의원이 재차 묻자 "그 경우의 수만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는 야당이 국감 후반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복합기를 집중 질의하면서 본격 맞붙었다. 이달 초 이 대표가 옵티머스 자산운용 관련 업체인 트러스트올로부터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았다는 의혹 보도가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김 사무총장에게 "확인해보니 이 대표 측이 복합기를 누구한테서 후원받았다는 내용이 정치자금 회계서에서 다 누락됐다"며 "정치자금법상 회계보고 위반 및 부정수수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 사무총장은 "언론보도만 보고는 답하기 곤란하다"고 하자 권 의원은 "누구의 책임까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누락에 대한 부분은 명확하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기재를 하지 않는 행위는 정치자금법 46조 위반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여당은 방어에 나섰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김 사무총장에게 질의형식을 빌려 "철저하게 조사해 밝히면 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동료의원(권영세 의원)의 말씀이 있으셨는데 아직까지는 사실 확인된 내용이 아닌 순전히 견해 피력으로 봐야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여야 정쟁 속 돋보이는 정책 질의도 있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쟁성 질의에 적극 나서면서도 국회에 처음으로 중앙선관위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제출받아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을 지적해냈다. 박 의원은 원칙적으로 금지된 △주말과 심야시간 업무추진비 사용 △50만원 이상 사용하고도 상대방 기재 누락 △상임위원, 사무총장의 카드 한도 없음 등을 지적했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지적사항을 즉시 시정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징계 공무원에게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 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5월 말 현재까지 징계 받은 정부부처 공무원 중 1405명이 35억88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이 의원은 징계 받은 공무원이 성과급을 지급받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고 지적했고,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비위가 있는 공무원은 당해 년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원칙을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해외연수 공무원이 학위를 취득하지 않는 사례를 제시해 인사혁신처로부터 교육훈련비 환수조치 검토를 약속받았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도 지방직공무원 시험지가 국가직공무원 시험지와 달리 수험생에게 파본확인의 책임을 지는 문제를 지적해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즉시 시정하겠다"는 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