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후쿠시마 후속대책…실제 집행액은 33.8% 불과

[the300][국감현장]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파 사고 이후 당시 이명박 정부는 2015년까지 1조1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50개 종합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제 집행된 해당 예산이 379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방위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 받은 '후쿠시마 후속 대책 예산 집행 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초기 예산 1조1226억원은 6070억원으로 조정됐다. 이 중 집행액도 3070억원에 불과해 2011년 발표된 초기 예산 대비 33.8%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된 예산과 비교해도 62.4%다.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응도 논란이 예상된다. 원안위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2년 2월 회의에서 '2015년 1조1000억원, 50개 과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대응 추진실적 및 향후 추진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2년여가 지난 2014년 3월 개최된 회의에서는 '2015년, 1조1000억원'이라는 문구를 생략한 채 '50개 및 추가 3개 과제'에 대해서만 보고했다. 또 원안위는 대책 마련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던 2015년엔 최종 결과 발표나 예산 집행 내역을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2012년 계획 발표 당시 원안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50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로는 예산 집행 내역, 실제 대책 마련 진행 상황 보고 등 이행 과정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의원은 "이래서야 원안위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느냐"며 "태풍 마이삭이 불던 날, 가동 중인 원전 4곳이 중지됐다. 그때 '극한의 자연재해 대비'라는 목표의 후속대책을 제대로 세워 이행했다면 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해당 자료를 신속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짐작하기엔 예산으로서가 아니라 한수원이 스스로 대부분 설비투자한 사업"이라며 "그러다보니 설비투자 비용을 그렇게 산정한 것"이라고 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후쿠시마 후속대책 예산은 원안위가 예산 짜는 건 아니고 한수원이 제출했다. 이 중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 게 격납 건물 배기 및 강화 설비 예산인데 약 2500억원을 책정했는데 중간 규제 과정이 바뀌어 금액이 크게 줄었다"며 "나머지 사항들은 중간 중간 원안위와 상의해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자료를 통해 예산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용역 계약시 낙찰 차액 발생 △추가조사 연구결과에 따라 불필요 과제 미수행 또는 축소 수행 △과제 수행 구체화 과정서 불필요 예산 절감 등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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