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헌재의 조속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위헌 여부 심판을 촉구했다. 야당이 제기한 우리법연구회 법관 편향 논란을 두고 여야 간 공방도 벌어졌다.

여야 한목소리 "공수처법 위헌 심판, 조속히 진행하라"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헌재 국정감사에서 "공수처법이 7월 15일에 발의됐는데 3~4개월째 위법 상태가 진행 중"이라며 "일부 야당에서 위헌 소지가 있어 헌재 결정을 보고나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에 응할지 말지 결정한다는데, 언제쯤 결정할 예정이냐"고 질타성 질의를 내놨다.

같은 당 소병철 의원도 "여야 간 이 법에 대해 대립이 얼마나 심하냐. 왜 헌재에서 결정을 안 해 주냐"며 "여야 간 대립할 때 중립적인 헌재가 결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송기헌 의원은 "공수처법 사건은 적시처리 사건이 적합한 것 같은데, 아직 지정이 안 돼서 안타깝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도 헌재의 조속한 판단을 촉구했다.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 법 자체에 대한 위헌성, 위헌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금도 대부분 헌법학자들이 위헌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천위 추천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법 시행 전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라며 "이제 헌재에서 용기를 낼 때가 됐다. 이런 국가적 혼란 상황을 막으라고 헌재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국감 말미에 "여야 의원들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라는 경언을 함께 사용했다"며 "더 이상 공수처법이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속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위원장으로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 헌재소장은 종합 답변에서 "사건 신속 처리에 적극 공감한다. 사건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단 요청을 늘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며 "사건 신속 처리를 위해 심판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사무업무를 개선하고 장기미제 목록을 정기 점검하는 등 여러 방안을 시행 중"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리법연구회 공방… 野 "친문 코드 인사" vs 與 "이념편향 단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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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법연구회를 두고 여야 공방도 벌어졌다. 야당은 헌재의 인적 구성이 우리법연구회 편향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과도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 재판관 구성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8명 재판관이 임명됐는데, 그 중 5명이 '우국민' 인사"라고 주장했다. 우국민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지칭하며, 국민의힘은 친여(親與) 성향 단체라고 주장한다.

전 의원은 "인사편향성으로 심각한 우려를 빚게 되는 것이고, 헌재 독립성과 중립성이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의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에게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게 자랑스럽냐"고 물은 뒤, 신군부의 사조직 '하나회'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조직을 만들어서 줄만 잘 서면 출세하는 법원 조직인 된 것"이라며 "언젠가 과하면 무너지듯이 나중에 육군에 있던 하나회처럼 결말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종민 의원은 "우리법연구회는 제가 알기론 헌법이 보장하는 결사 자유에 포함된 모임 아니냐"며 "우리법연구회는 독재정권, 기득권 안에서 사법에 복무하고 봉사한 과거를 반성하면서 민주주의, 인권, 소수자 보호를 위한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나올 때마다 우리법연구회 얘기하는데, 그렇게 편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 백혜련 의원은 "우리법연구회는 2018년 12월 말 이미 해상한 단체"라며 "이명박 정부 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우리법연구회) 해체를 촉구하는 심리전을 전개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념적 편향성 주장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 공작의 산물인 게 밝혀졌다"며 "이미 해체됐고 더 이상 갑론을박하지 안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박종문 사무처장은 "우리법연구회가 구성원 자체가 같은 생각 가지거나 한방향을 지향하거나 그렇진 않다"며 "서로 간 생각이 너무 달랐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