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성년자도 보호자 동의없이 낙태 가능…먹는 약도 허용

[the300]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학생 페미니즘 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회원들이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9.24/뉴스1

정부가 임신 14주까지 여성의 인공임신중절(낙태)을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먹는 낙태약'인 자연유산 유도제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만 16세 이상 미성년자도 상황에 따라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상담만으로도 낙태 시술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인공임신중절 관련 모자보건법 개선입법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7일 낙태죄와 관련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현행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로 관련 법을 고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형법의 낙태죄 처벌규정을 개정하는 동시에 모자보건법을 고쳐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고 안전한 시술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먼저 형법 개정안에는 낙태죄 처벌규정인 형법 269조, 270조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낙태를 허용하는 요건을 새로 담기로 했다. 임신 초기인 14주 이내의 경우 본인 요청에 의한 낙태를 허용한다. 임신 중기인 24주 이내의 경우에는 강간·준강간 등에 따른 임신, 친족간 임신, 임부 건강위험과 사회경제적 사유 등 일정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15주 이상 24주 이내 낙태를 할 때는 24시간의 숙려기간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모자보건법은 세부적 시술 절차와 원치 않은 임신 등 위기 상황의 임신에 대한 사회·심리적 상담 등의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의사의 인공임신중절 관련 설명의무를 규정하기로 했다. 충분한 의학정보를 바탕으로 낙태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고 반복되는 낙태 시술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의사는 의료법에 따른 의료행위 설명 외에 피임방법, 계획임신 등을 설명해야 한다. 관련해 건강보험 상담수가도 적용할 예정이다.

또 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심리적 상담체계도 규정했다. 보건소 등에 임신·출산 종합상담기관을 설치하고 임신의 유지·종결에 관한 상담사실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상담기관 종사자가 모자보건법상 비밀누설 금지 사항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낙태 수술 외에 자연유산 유도약물 사용도 허용한다. 시술방법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인공임신중절의 정의 규정을 개정해 약물 사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자연유산 유도약물은 임신 초기에 약물만으로도 임신 중단이 가능해 수술보다는 안전한 방법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75개국에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미성년자의 시술 접근성을 위해 보호자 동의를 우회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했다. 만 16세이상 미성년자의 경우 본인이 법정대리인의 동의 받기를 거부하는 등 불가피한 경우 임신의 유지·종결에 관한 상담사실확인서만으로 시술이 가능하게 된다. 만 16세 미만이라면 부재 또는 폭행·협박 등 학대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을 때에 한해 상담사실확인서만으로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의사의 신념에 따른 진료 거부도 인정한다. 낙태에 대한 생각은 신념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헌재의 결정취지를 존중해 신념에 따른 진료 거부를 인정하고 불합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규정을 담는다. 다만 고의적인 시술지연을 막기 위해 시술 요청 즉시 가능 여부를 고지하고 임신·출산 종합상담기관을 안내할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정부는 입법예고 후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중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1월1일 시행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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