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로펌간 퇴직자 올해만 1107명 접촉

[the300]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직원들이 올해만 법무법인에 소속된 퇴직자(OB) 1107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퇴직자와 빈번한 접촉은 전관예우의 창구로 의심받아 왔지만 미신고나 축소신고 등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

공정위는 외부와 소통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무작정 접촉을 제한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6일 공정위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말까지 공정위에 접촉(대면 만남과 통화 등)한 외부인은 모두 2580명(중복 포함)이다.

이중 퇴직자는 1192명으로 절반(46.2%)에 가깝다. 소속별로는 법무법인 접촉 외부인 1793명 중 1107명(61.7%)이 퇴직자였다.

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가 423명으로 압도적 1위였다. 그만큼 공정위 출신 인사들이 재취업을 많이 했다는 얘기다. 율촌은 107명, 태평양은 115명, 세종은 116명, 광장은 139명 등이다.

기업에서는 삼성 소속 접촉인 95명 중에 15명이 공정위 퇴직자였다. SK는 25명, CJ는 17명, KT 8명, 현대차 7명 등이 퇴직자로 신고됐다.

공정위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의견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퇴직자라 하더라도 외부인 접촉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접촉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하더라도 이를 막아낼 마땅한 방법이 없다. 적발되더라도 경징계에 그친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보고 누락 여부 등을 점검해 52명을 공정위에 통보했지만 이들은 경징계(경고 3명, 주의 49명)만 받았다.

공정위는 2018년 재취업 비리 사건이 터지자 조직쇄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했던 퇴직자와 사적 접촉 금지와 함께 공적 접촉이라도 신고토록 하는 등 관련 제도를 대폭 강화하고 이를 어기는 직원을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강민국 의원은 "외부인 접촉보고의 실효성이 의문인 상황에서 이런 만남이 ‘전관 창구’로 의심을 사기에는 충분하다"며 "심판자 역할을 하려면 공정위 조사와 집행이 투명하고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접촉신고제도 운영을 실질적으로 하고 있는 유일한 부처임을 내세웠다. 접촉신고를 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정도 통제 기능을 한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접촉 외부인 중 퇴직자 비중이 높아 보이는 것은 퇴직자에 한해 전화통화도 보고하도록 하기 때문"이라며 "일반 민원인이나 소상공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많이 만나야 하는데 외부인 접촉 규제를 세게 하면 전반적으로 소통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고 누락 적발자들이 모두 경징계를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제도 시행 후 첫 점검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처음 점검이다 보니 '상습' 적발자가 없었다"며 "올해 또 적발되면 징계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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