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여당도 못 건드리는 '노동', 김종인이 꺼낸 노림수

[the30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0.10.5/뉴스1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찬성해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노동관계법 개편도 같이 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공정경제 3법이 기업에 과중한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보수진영과 재계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노동계의 강력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꺼냈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정책이 아니라 경제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과제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김종인 "경제 체계 바꾸려면 노동관계도 함께 변해야"



김 위원장은 5일 현판식을 가진 여의도 당사에서 처음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며 "공정경제 3법 뿐만이 아니고 노사관계, 노동관계법 등도 함께 개편해야 할 것을 정부에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통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뭐 성장을 제일 잘하니 어쩌니 하는데 발표에 의하면 141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소위 고용, 해고 이런 문제는 102번째고, 거기에 노사관계라고 하는 것은 130번째고 또 우리 임금의 유연성 관련해서는 84번째를 차지하는 매우 후진적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예로 든 지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로 보인다. 해당 조사에서 한국의 고용·해고 관행 경쟁력은 102위, 노사협력 경쟁력은 130위, 임금결정 유연성 경쟁력은 84위에 그쳤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 경제 체계를 바꾸고 모든 구조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가져가려면 반드시 노사관계, 노동관계를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달성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 오랜 소신인 경제민주화와 함께 '노동시장 개혁'도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기존 우리나라 노동법 체계가 정규직 중심의 안정된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어 급변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형태가 확산하고 가속화되는 언택트(비대면) 노동환경 등 전통적 노사관계 관행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조 반발 뚫고 개혁 역설…"노동법 문제 해결 안되면 엄청난 마찰 예상"



지난달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는 "지금 정부는 노조의 힘에 얹혀 있는 상황"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노동의 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겉으로는 불평등 해소를 외치면서 자기네들 문제는 해소 못하는 게 실태"라며 "(여당이) 180석 되는 상황에서 국가 장래를 위해 노동개혁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역량을 보일 수 있겠느냐.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개혁 과정에서 정규직 노조 등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있더라도 돌파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산업구조가 개편되고 사회 여러 가지 것들이 변화했는데 좀더 성역처럼 되고 있는 게 노동법"이라며 "노동법 문제가 해결 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4차 산업으로 전환하고 이런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될 수밖에 없어서 이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경제 3법과 노동관계법 처리를 연계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은 3법대로 하는 것이고 노동법은 노동법대로 따로 개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경제 3법과 노동시장 개혁, 나란히 던졌다



야권에서는 노동시장 개혁이 우리 경제에 꼭 필요한 과제인 동시에 노조를 지지세력으로 두는 여당이 쉽사리 나서기 어려운 주제라는 점에 주목한다.

김 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추진에 힘을 실으면서 경제구조를 제대로 혁신하려면 노동문제도 건드려야 한다는 논리로 여권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적 측면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니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자는 차원"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여당이 쉽게 응대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공정경제 3법에 굉장히 부담 가질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노사관계는 기업의 중요한 동력이니까 이것도 같이 봐야 한다는 건강한 문제 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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