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디지털성 범죄물 피해자…6.8만건 중 삭제는 고작 '0.2%'

[the300]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스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심의한 약 7만건의 디지털 성범죄물 중 삭제된 건은 단 148건(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범죄물이 대부분 해외서버에 있어 직접 삭제하지 못하고 국내에서의 접속을 차단하는 것에 그친 탓이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심위 디지털 성범죄심의지원단에서 심의한 총 6만8172건의 디지털 성범죄물 중 시정 조치로 이어진 건은 6만7939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중 삭제 조치를 취한 건수는 148건으로, 전체의 0.2%에 불과했다. 나머지 6만7791건은 해외서버에 위치하고 있어 국내에서의 접속을 차단하는 데 그쳤다.

허 의원은 "국내에서 접속차단 조치를 해도 해외서버에는 여전히 해당 성범죄물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국제화·지능화되고 있는 디지털성범죄 대응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방심위는 "디지털성범죄 정보 특성상 해외서버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나 해외사업자의 경우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이들 간의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늘어나는 디지털성범죄 심의건수와 비교해 방심위의 대응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의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방심위의 디지털성범죄 신고접수·심의지원 인력은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재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내 상시 심의지원체계는 총 3인 4개조로 일일 2교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비교해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이 출범한 2018년 이후 심의건수는 2018년 1만7486건에서 2019년 2만599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0년엔 8월까지 건수가 이미 2만4694건에 육박해 지난해 전체 심의건수에 근접한 상황이다.

허 의원은 "범죄자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것과는 별개로, 성범죄물이 유통·확산되지 않기 위한 인력·예산 확보와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는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인격 살인'이다. 피해자로서는 불안감 속에서 제대로 된 일상을 살기가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n번방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성범죄는 기술적으로 지능화되고 있고 범죄 수법도 악랄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기존 사법체계에서의 '엄정 대응'만 외칠 게 아니라 확산·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 대응책, 해외사업자와의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