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10월1일-9월17일-8월1일…당신의 선택은?

[the300]

(이천=뉴스1) 박정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께 대한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하고 있다. 2020.9.25/뉴스1

"우리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이듯"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군의날을 바라보는 여권의 인식과 무관치 않다.

여권 일각에서는 현행 10일1일인 국군의날을 광복군 창설일인 9월17일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광복절을 앞둔 8월11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군의날 기념일 변경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국군의날은 광복군을 조직한 기념일인 9월17일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권 의원은 국립묘지에서 친일행위자의 유골을 이장할 수 있게 하는 '친일파 파묘법'(국립묘지법 개정안)과 함께 국군의날 변경 촉구안을 냈다. 일종의 역사 바로 세우기인 셈이다. 



"국군 뿌리=광복군"→국군의날도 '9월17일'?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우리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이듯 특수전 역시 광복군 역사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1945년 4월 광복군 독수리 요원들은 조국 광복의 일념으로 미국 첩보부대 OSS와 함께 ‘독수리 작전’을 시작했다"라며 "혹독한 훈련을 수행했고 폭파술과 사격술, 산악유격 능력을 갖춘 서른여덟 명의 특전용사로 거듭났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의 항복으로 실제 작전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독수리처럼 날아 광복의 교두보를 계획한 광복군의 정신은 오늘 각 군 특수전 부대원들의 심장에 계승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에서 찾는 발언이다.

권 의원이 국군의날을 바꾸자고 하는 논리도 이와 같다. 현행 10월1일 국군의 날은 1956년에 제정한 것으로 6·25전쟁(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 육군의 38선 돌파를 기념하는 의미로 정해진 날로서 이는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국군의 역사적 뿌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헌법에서는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국군의 모체도 임시정부의 정식 군대인 한국광복군이라고 역설한다.

권 의원은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한국광복군 창설기념일을 국군의날 기념일로 변경해 국군의 역사적 맥을 분명히 함으로써 대한민국 강군(强軍)의 명예를 드높이고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해 자주독립정신을 계승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국군의날 기념일 변경 촉구 결의안은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권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과 2006년에도 발의됐지만 역시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천=뉴스1) 박정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의전차량 대신 국산 개발 전술차량을 타고 입장하고 있다. 2020.9.25/뉴스1



광복군 뿌리는 '의병', 8월1일 국군의날 주장도…



그동안 야권에서는 이를 반대해왔다. 불필요한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논란의 밑바탕에는 해방 전후 복잡한 우리 역사가 있다. 좌우익의 극심한 대립과 소련, 미국의 개입 등 혼돈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른바 독립세력과 건국세력이 일치되지 않았던 탓이다.

'건국절 논란' '이승만 건국 대통령 논란' '국부 논란' '백선엽 논란' 등도 비슷한 맥락이다. 보수권에서는 북한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1948년 이후 정부수립과 한국전쟁에 상대적으로 더 의미를 부여한다.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자주 독립정신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 같은 주장이 자칫 오늘날 대한민국을 지키고 가꿔온 주역들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로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0월1일이 한국전쟁 당시 국군 3사단이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했다는 건 우리 군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각 군이 따로 기념일을 챙겨오다가 마지막으로 창립된 공군의 기념일(1949년 10월1일)을 모든 국군(육·해·공군·해병대 등)의 기념일로 통합해서 정했다고 공식 자료 등에서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17일이 아니라 아예 8월1일을 국군의날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8월1일은 1907년 일제가 강제로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한 날이다. 일제의 강제 해산에 대한제국군은 순순히 응하지 않았다. 박승환 참령(당시 대대장)이 자결하고 대한제국군은 서울 시내에서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며 일본군에 저항했다.

이후 살아남은 대한제국군은 기존 의병 등과 합세해 본격적인 의병전쟁을 펼친다. 8월1일 국군의날 주장은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 이전에 의병에서 찾으면서 기념일도 그에 맞게 바꾸자는 것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