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총격에 '협력' 강조한 文대통령, 국민 분노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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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28. since1999@newsis.com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국민들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을 언급하며,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분단된 한반도와 쪼개진 민족의 비극적 현실을 지적하면서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우리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직접 발표한 첫 공식 메시지였다. 지난 21일 이번 사건과 관련된 최초 서면보고가 이뤄진 지 일주일만이다.

그런면에서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엔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가운 바다위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처참히 살해된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적 분노에도, '남북관계' 개선에만 방점을 뒀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문 대통령은 회의 시작과 함께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며 강한 어조로 북한의 잘못을 지적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정부의 책임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보내는 일종의 반성문이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더 빨리 북한에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거나, 이날 회의에서 더욱 강한 어조로 북한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반인륜적인 민간인 살인인 탓에 절대 북한의 일방적인 해명과 사과로 끝내선 안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28. since1999@newsis.com

청와대는 그동안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주재한 각종 대책 회의 결과를 지체없이 발표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사건에 대해 궁금하고 아쉽다"였다. ‘메시지’의 문제라기보다 ‘메신저’에 대한 국민의 기대 때문이었을거란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가급적 빨리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설명 혹은 해명하는 자리가 필요했다는거다. 지난 25일 국군의 날 기념식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이날 아침 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이 온 탓에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이는 곧 국민의힘 등 야당에 정쟁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야당은 이날 이후 ”대통령은 어디에 있냐“며 공세를 펼쳤다. 게다가 북한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우리측에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야권에선 이번 사건을 대하는 우리 정부의 인식이 안이한 것 같다고 비판한다.

문 대통령에 호의적인 정의당마저 정부에 강경한 대응을 요구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 서면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북한은 어떻게 우리 국민이 표류하게 됐고, 무슨 연유로 누가 사살 명령을 내렸는지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오늘 수보회의 메시지는 파국만은 막자는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이지만, 이런 직접적인 메시지는 지난주에 나왔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면 왜 그런지 고민하고 공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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