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심상정 "개혁 공조로 이뤄낸 성과 기득권에 유린"

[the300]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의당은 27일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를 갖고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사진=뉴스1
약 1년 2개월 만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4일 "더불어민주당과의 개혁 공조는 불행한 기억밖에 없다"며 새로 구성될 당 지도부를 향해 차별화된 진보 정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개혁 공조로 이뤄낸 성과를 결국 기득권 공조로 유린하는 결과에 대해 참으로 큰 회한이 느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과 함께 지난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선거법 개정 과정에 함께했지만 오히려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지 못했던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특히 개혁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양당 체제를 공고하게 만들 것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혁파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당 대표가 됐다"며 "그러나 혼신의 힘을 쏟아 부어 이뤄낸 개정선거법은 실현되지 못했다. 개혁 공조로 천신만고 끝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정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심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다. 나라다운 나라를 열망하는 촛불 시민의 열망에 의해 탄생된 대통령"이라며 "그럼에도 2400명씩 죽어가는 산업재해 노동자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스타 항공을 위한 나라도 없다"며 일갈했다.

그는 "문 정부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이 결국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국민 삶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달라"며 "불평등 해소에 대한 근본적 의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냐.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재난 시대에 더욱 심화될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법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심 대표는 "재난과 불평등의 시대에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희망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더 필요했는지더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14개월 간의 당 대표 시절을 반추하며 "솔직하게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표직에서 조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까닭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만이 아니"라며 "정의당 시즌 투를 하루라도 빨리 선보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새로 선출될 당 지도부이자 '진보정치 2세대'를 향한 당부의 말도 이어갔다.

그는 "진보정치 1세대와 3세대를 연결해 줄 튼튼한 교량으로서 거대양당과 차별화된 세대연대의 팀 정의당을 완성시켜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며 "재난 시대를 헤쳐나갈 청년 정치인들을 만들고 있고 어느 정당보다 재난시대를 극복할 비전 갖추고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1세대 2세대 3세대가 시스템으로 '팀 정의당'을 이룬다면 정의당 이름으로 많은 리더십들이 성장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대표임기 이후의 행보와 관련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나설 것"이라며 "낡은 양당체제 극복하고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고단한 시민들의 삶의 복판에 정치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심 대표의 퇴임과 맞물려 당대표 경선을 진행 중이다. 당대표 경선에는 김종철·배진교·박창진·김종민 등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경선 결과는 오는 27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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