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감시기 없는 공항·항만 22곳서 80만톤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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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사진=조정식 의원실 제공

과거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됐던 품목으로 분류되는 활석 80만톤가량이 관련 검사 없이 수입돼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능 감시기'가 설치되지 않은 전국 22곳의 공항과 항만을 통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과거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된 적 있는 품목' 총 79만7676톤이 방사능 감시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전국 22곳 공항과 항만을 통해 수입됐다.

품목을 보면 베이비 파우더 등의 재료로 쓰이는 '활석 가루'가 총 78만9064톤으로 전체 98.9%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는 △재활용 고철(3907톤) △목재(3754톤) △알루미늄 등 스크랩(951톤) 순이다.

방사능 감시기 미설치 공항·항만은 △제주공항 △양양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대구공항 △무안공항 등 6곳과 △서울항 △제주도항 △서귀포항 △태안항 △보령항 △완도항 △여수항 △옥포항 △장승포항 △통영항 △고현항 △하동항 △삼척항 △속초항 △옥계항 △호산항 등 16곳으로 총 22곳이다.

원안위는 "해당 항만과 공항은 수입 물동량이 극히 저조해 감시기 설치 실효성이 없거나, 어류·식품, 조선·시멘트 전용 등 원안위 방사선 감시기의 감시 대상이 아닌 물품이 들어오는 곳"이라는 입장을 조 의원실에 전달했다.

하지만 생활방사선법은 원안위가 국제 항공노선이 있는 공항과 무역항에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입량과 주수입 품목 등이 설치 기준이 아니라는 의미다.

국제 노선이 있는 전국의 모든 공항과 항만에 방사능 검사기를 설치해 감시의 원래 목적인 '선제적 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방사능 검사기가 설치된 곳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해 조치를 당한 물품이 약 1458톤에 달한다. 검사기가 없었다면 고스란히 시중에 유통됐을 수도 있었다.

건수로는 총 74건이다. 알루미늄 등 금속 스크랩이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강분진 12건 △아연 관련 11건 △목재 8건 등 순이다. 다만 이 기간동안 활석이 기준치 초과로 적발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검출 사례 중 가장 높은 방사선량은 1880uSv/h로 연간 피폭 방사선량(1000uSv)의 2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평균 최대 방사선량도 63.5uSv/h로 연간 피폭 방사선량을 시간 단위로 환산한 0.11Sv/h의 577배에 달했다. 최대 방사선량을 기록한 품목은 2019년 1월 인천공항을 통해 수입된 '박스샘플'이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2018년 라돈침대 사태로 전국민이 방사능에 경각심을 가지게 됐음에도, 아직까지 방사능 감시기가 미설치된 공·항만을 통해 매년 수십만톤의 물품이 방사능 감시를 벗어나 무방비하게 들어오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제2의 라돈침대 사태'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방사능 검사 주무부처인 원안위가 '향후에는 방사선 감시기가 미설치된 공항과 항만에 대해서도 설치 가능 여부를 검토해 필요하다면 추가 설치하겠다'고 한 만큼 법령 상에 규정된 모든 공항과 항만에 대해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해 방사능 검사 체계 사각지대를 하루 빨리 해소하고,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감시기를 설치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감시기를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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