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유엔총회' 미션, 美中 '역류'속 南北 '순류' 만들기

[the300][G2와 한국]①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靑 "北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할 것"

【뉴욕=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강화'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2019.09.25. photo1006@newsis.com
역류(逆流) 속 순류(順流)를 만들어라.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 주어진 숙제다. 강해지는 '역류'는 미중갈등이다. '순류'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다. 문 대통령의 오는 22~23일 유엔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최근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의 영상 촬영을 마쳤다. 이번 유엔총회는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문 대통령처럼 영상 연설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5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의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대표발언을 하고(한국시간 22일 새벽) △유엔총회 기조연설(한국시간 23일 새벽)을 한다.

관심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담긴 '대북제안'에 모아진다. 청와대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던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대북제안의 기회로 간주하면서도 제안의 수준 등을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우리측의 일체의 대화제안을 거부하고 있고, 응답조차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안의 수준은 '파격' 보다 '현실'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며 "제안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것이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남북이 해온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언급해온 태풍·홍수 피해복구, 코로나19(COVID-19) 대응 및 접경지역 협력 등을 제안할 가능성 역시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자신의 '능라도 연설'을 거론하며 "역사에서 그저 지나가는 일은 없다. 역사에서 한번 뿌려진 씨앗은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열매를 맺는 법"이라고 말했다. '능라도 연설'을 통해 공약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이행하자는 의미다.

미중갈등이라는 구조적 어려움은, 남북대화 추진을 더욱 어렵게 한다. 당장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중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못한다. 이미 지난 9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에서 미중은 서로에 대한 비난전을 벌였던 바 있다. 다자외교의 장이 헤게모니 국가 간 패권다툼의 장이 됐다.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7.11.09
미중의 '줄세우기' 역시 강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호주·인도가 함께하는 '쿼드'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를 추가한 '쿼드 플러스' 구상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전략과 관련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훌륭한 기준점"이라고 밝혔다. 소련을 유럽에서 봉쇄했던 나토처럼, 중국을 태평양에서 봉쇄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함께할 파트너로는 일본, 호주, 싱가포르와 함께 '한국'을 거론했다.

미중갈등이 심화될수록 미국은 한국을, 중국은 북한을 '우리편'으로 줄세우려 할 게 유력하다. 동북아에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전통적인 안보대립 관계가 심화되는 것이다. 중국과의 경제 의존도가 높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구해야 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상황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진행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순류'를 만드려는 시도는, 미중갈등이라는 '역류'를 동북아에서만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중의 공통과제인 북한의 비핵화를 우리가 주도해 나가야 그만큼의 외교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7일 "남과 북이 평화를 선점해서 평화공동체를 형성해나간다면, 한반도 분단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도 적대적 관계에서 비적대적 관계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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