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신비 2만원' 링 밖에서 싸운 여야…예비심사는 '패스'

[the300]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사진=뉴스1
'만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 명목으로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된 9300억원 규모 예산에 대한 국회 상임위 차원의 예비심사 무산이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부터 여야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정작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 4차 추경안 예비심사를 위한 과방위 회의 소집 요구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사전 협의가 없어 무산될 전망이다. 통상 상임위 회의 소집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위원장이 요청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안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지난주부터 만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전국민 통신비 2만원을 뿌리며 지지율을 관리할 때가 아니"라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안 받는 것보다는 낫다"며 추경 통과를 고수했다.

'전국민 통신비 지원'이 4차 추경 '뇌관'으로 급부상한 만큼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에서 해당 예산안 9300억원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기대됐다. 상임위에선 상대적으로 각 당의 정치 논리가 아닌 전문성을 바탕으로 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방위 예비심사가 무산되면서 해당 예산에 대한 심사는 곧바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가게 됐다.

과방위가 여야 합의 불발로 회의를 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8일, 19일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이른바 '권언유착' 의혹에 대해 긴급현안질의를 추진했지만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이 "결산심사를 거부하고 현안질의만 요구하는 것은 생떼"라며 반대해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당시 국민의힘은 단독으로 과방위 회의를 진행했다. 다만 정식회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 위원장 등 정부 부처에 대한 국회 출석 요구를 하지 못했고, 속기록도 남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당이 촬영한 회의 영상을 국회측에 전달하고 속기를 요청했지만 국회법에 따라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과방위에서 여야간 갈등은 지난 8일 과방위 소속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포털 외압' 논란으로 극에 달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성명서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장악 실체가 드러났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여당 답변이 있기 전까지 법안 심사일정은 없다고 충분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결국 여야 정쟁으로 인해 4차 추경안 총 7조8000억원의 12%에 달하는 혈세 9300억원에 대한 심사가 한 차례 '패싱'된 꼴이다. 게다가 해당 사안은 아직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58.2%는 '전 국민 통신비 지원'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회의 기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사안임에도 여야는 정쟁에 발목잡혀 발전적 토론의 장을 스스로 소멸시켰다.

※리얼미터 조사는 YTN 의뢰로 지난 11일 실시했다.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 방식으로 18세 이상 유권자 1만50명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최종 응답자는 500명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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