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요구했다.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를 둘러싼 의혹들을 추궁하기 위해서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오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 아들의 병역 의혹 관련 여러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는 회의를 열어달라"고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장제원 의원도 "(추 장관이) 법사위 주무 장관이기 때문에 긴급 현안질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일정에 대해 간사끼리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법사위 운영 방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 1일 결산 처리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의 현안질의 요청으로 갈등을 겪었다. 윤 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정회했고, 이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산회했다.

이날 윤 위원장은 의사진행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의사일정 내에서 현안 발언이든 질문이든 이뤄져야 한다. 일정이 끝났는데 별도 현안질의하겠다고 하면 별도 일정을 잡아야 한다"며 "간사 합의나 위원회 의결을 통해 의사일정 변경을 요청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일정 외 운영 결정은 위원장에게도 없다"며 "법사위가 국회 회의 운영에 관한 일반 원칙을 벗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지난 번에 추 장관에 대한 현안질의 기회를 박탈한 것에 상당히 유감이다"며 "현안질의는 여야 간사 합의사항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뿐 아니라 많은 국민, 언론들도 추 장관이 곤란할까봐 (현안질의) 기회를 박탈했다고 보지 않냐"며 "현안질의가 의사일정에 명기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현안질의할 의원이 있으면 해 왔다"며 반박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국민의힘의 현안질의 요구 자체가 이례적인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법사위에서 결산의 경우에 현안질의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그날 우리 당 의원들께선 결산 의결 후 회의가 종료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께서 추 장관 의혹 제기, 정치적 그런 게 있어 강하게 요구해서 받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체토론 중 현안질의를 해도 막을 수 없다는 취지의 윤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여야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현안질의는 대체토론과 구분해야 하니 간사들께서 협의해 달라"며 "의사진행 발언 중 질의가 포함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대체토론과 현안질의 혼재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자 윤 위원장은 "10시 본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이 문제로 갑론을박할 시간이 없다"며 "앞으로 위원장이 운영해 나가는데 말씀한 내용들을 감안해서 진행하겠다"며 며 산회를 선언했다.

이날 법사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 10일이었던 가족돌봄휴가를 연간 10일, 한부모 근로자는 15일 범위 내에서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