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터 잃은 정치권, 한번도 경험 못한 '셧다운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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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출입 기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일시 폐쇄한 국회가 오는 29일까지 폐쇄 조치를 연장한다. 국회는 오는 31일부터 추가 확진자가 없을 경우에 한해 상임위원회 회의 등 업무를 정상화할 방침이다. 사진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의 문 닫힌 모습. 2020.8.28/뉴스1

화상 회의, 화상 기자간담회 등 사흘(27~29일)간 국회 셧다운(폐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정치권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각 당은 강제로 맞게 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다급히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한창 진행 중이던 결산국회와 코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를 챙겨야 하는 국회의원 보좌진들에게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회다. 



30여년 정치 인생 마감 이해찬, 고별 기자간담회도 온라인으로…전당대회는 1만여명→10명 안팎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28일 오후 '온라인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집권여당 대표가 32년 정치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행사조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탓에 온라인으로 해야 했다.

이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TV'를 통해 이날 간담회를 마쳤다.

민주당은 29일 열리는 전당대회도 행사 규모를 최소화한다.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는 정당 정치에서 최대의 행사이자 축제이지만 코로나로 이 같은 효과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안규백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에 준해 행사 인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당일 중앙당사 2층에 스튜디오 무대를 설치하고 진행을 위한 필수인원만 현장에 상주한다.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자와 주요 출연자들은 별도 공간에 분산해 대기하고 프로그램 순서에 맞춰 현장 참석 후 곧바로 퇴장한다. 이런 방식으로 현장 인원을 10명 내외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1만명 이상이 체육관에 모여 성대하게 열었던 과거 전당대회를 고려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온라인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8.28/뉴스1



통합당, 연일 화상회의…"비대면 본회의 표결, 가능한지 검토 중"



지도부와 소속의원, 당직자, 보좌진 등이 재택 근무 중인 미래통합당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화상 회의를 이어갔다.

여든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연일 비대면 회의로 정부의 적극적 코로나 사태 대응을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화상 본회의 등 비대면 의결을 위한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온라인 표결이 거대 여당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왔지만 코로나 시대에 국회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검토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화상으로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 상황이 특수하지만 중요 의사결정을 회의장에 모이지 않고 하는 게 가능한지, 회의장 출석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인지 사전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외국의 예나 출석의 개념에서 비대면 화상(표결)이 법상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통상적 화상 회의는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제(27일)부터 화상회의를 4차례 하는데 생각보다 시스템도 안정돼 있고 옆에서 회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업무가) 이런 기반으로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7일 화상으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통합당



정기국회 코앞, 보좌진들은 재택근무 '진땀'



재택 근무 중인 2700여 국회 보좌진들은 어려움도 호소한다. 재택 근무를 하는 대개 직장인들이 그렇듯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 탓이다.

상임위 간사의원실 소속 A보좌관은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교섭단체연설을 위한 아이디어 원고 1장을 쓰는데 무려 2시간이 걸렸다"며 "아이들도 못 나가고 집에 있는데다 감염 우려 때문에 근처 커피숍도 갈 수 없어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26일 밤 갑자기 셧다운이 결정된 터라 업무 자료 등을 미처 빼 내오지 못한 보좌진들의 고충도 계속됐다. 일부 보좌진들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필요한 짐만 가져오겠다고 국회에 요청했으나 방역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앞으로 '비대면 국회'가 일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언제 어디서도 회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갖춘 시스템 구축과 비대면 표결을 가능케 하는 법적 근거 마련 등 관련 준비가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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