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부인 출입금지' 첫날, "국감 코앞인데" 멘붕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관석 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8.25/뉴스1

"얼굴도 아직 다 모르는데…"

국회가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우려로 초유의 외부인 출입 제한조치를 단행하자 기업·기관의 대관 담당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9월 정기국회를 코앞에 두고 한창 바빠질 시기에 아예 발목이 묶여버렸다. 국정감사 등 핵심 일정을 앞두고 국회와 소통에 비상이 걸렸다.

국회는 국회대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맞춰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화상 회의를 준비하는 등 업무 문화를 대폭 바꾸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5일부터 9월6일까지 2주간 외부인 출입금지를 지시했다. 기존 출입증을 가지고 있는 국회 직원과 취재진, 공무원 등을 제외한 사람들은 방문증을 받지 못한다. 국회 특성상 전국 각지, 온갖 부처와 기관·기업에서 인원이 몰릴 수밖에 없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대관 부서들, 1년 농사 망칠 위기…"어디서 만나나"·"비대면 국감?" 혼란



시행 첫날 주요 기업체와 각종 기관의 국회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C기업 대관 담당 부장은 "너무 답답하다"며 "의원실에 설명할 부분이 많은데 출입 자체가 안 되니 밖에서 만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L기업 대관 담당자는 "잡혔던 미팅이 아예 취소됐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지금부터가 1년 중 대관 담당자들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라서 혼란은 더 크다.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9월 중순부터 출석 요청 기관장과 기업 총수, CEO(최고경영자)가 윤곽을 드러내고 이런저런 이슈들도 불거지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국회 업무를 하는 이들은 사전접촉을 통해 기관과 기업체의 입장을 설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올해는 제21대 국회가 최악의 늑장 원 구성을 하는 등 지각 출범한 터라 곤혹스러움은 더하다. 소관 상임위 의원실의 보좌진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국회 출입이 막혀버린 셈이다.

6년차 한 대기업 대관 담당자는 "의원실에 못 가면 점심, 저녁 때 밖에서 만나야 하는데 아직 얼굴도 익히기 전이라 이 역시 쉽지 않다"며 "처음 겪는 일이라 황당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방문자 접수처가 비어 있다. 국회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2주간 외부인의 방문을 제한하고 국회 사무처 직원과 의원 보좌진 등의 재택근무를 확대한다. 또한 회관 및 국회도서관에서의 모든 세미나도 중지된다. 2020.8.25/뉴스1

일부 노련한 대관 담당자들은 국회 출입 제한 조치가 알려진 전날에 각 상임위 간사 의원실을 돌며 '벼락치기'로 얼굴도장을 찍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화상 국감'과 같은 비대면 국감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유통업체 대관 담당자는 "방역 지침을 의식해 이전처럼 '묻지마 식'으로 기업체 대표들을 불러내는 국감은 안 될 수도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실도 재택근무, 법안은 전자 발의, 상임위도 정회 없이 압축적으로…달라지는 국회



국회의원실의 업무 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확산 되고 법안 발의도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일찌감치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간데 이어 박상혁 의원실, 미래통합당에 이영 의원실 등 다수 의원실이 재택근무를 시작했거나 계획 중이다.

재택근무는 통상 4급 보좌관 2명이 각각 조장을 맡아 순환근무로 진행된다. 사무실 대면 근무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식이다. 지역사무실도 최소 인력만 남기고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박상혁 의원실 관계자는 "단체 대화방에 출근 보고하고 퇴근 때 당일 수행업무를 이메일로 보고하는 식으로 관리한다"며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면서 방역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합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이영 의원은 제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전자 발의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법안 발의는 의원 10명 이상의 도장을 받아 국회사무처 의안과에 보좌진이 방문해 제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방문자 접수처가 비어 있다. 국회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2주간 외부인의 방문을 제한하고 국회 사무처 직원과 의원 보좌진 등의 재택근무를 확대한다. 또한 회관 및 국회도서관에서의 모든 세미나도 중지된다. 2020.8.25/뉴스1

하지만 이 의원은 언택트 시대를 맞아 도장을 온라인 전자서명으로 대체하고 의안과를 방문하는 대신 전자문서 형태로 발송했다.

상임위 회의도 압축적으로 바뀌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결산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점심시간 정회 없이 연이어 진행한 뒤 산회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점심시간 정회를 하면 (회의장 등에 대한) 방역을 새로 해야 한다고 해서 핵심만 질의하고 가능한 빨리 마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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