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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중국 정치국위원이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2018.3.29/뉴스1 |
중국 외교를 사실상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방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전 한중정상회담 일정·의제를 조율하는 동시에 중국의 입장을 한국에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 격화 속에 한미·한중관계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한국 외교역량이 시험대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중 양자관계 측면에선 경제에 집중됐던 양국 관계를 확장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훈-양제츠 부산에서 시진핑 방한 논의
19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부산에서 22일 열리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정치국원 간 협의에서 "시 주석 방한도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밝혔다. 한중은 지난해 말 상반기 중 시 주석 방한에 합의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일정을 미뤘으나 ‘올해 중 방한’ 공감대는 유지해왔다.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후 처음이다.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물밑 조율이 예상된다. 양국 정상 모두 국내 정치적 부담을 안고 나서는 회담인 만큼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내야 한다. 시 주석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후 첫 해외 순방일 가능성이 큰 만큼 빈손 회담이 되면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문 대통령 역시 국내적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선물’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양제츠 정치국원의 임무는 중국이 얻을 것과 줄 것을 치밀하게 계산해 우리 측에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그가 미국의 반(反)중국 진영에 한국이 지나치게 가시적으로 가담하지 말 것을 요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안보의 축이 한미동맹임을 중국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미국이 한미동맹을 대중국 견제 동맹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 등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다.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물밑 조율이 예상된다. 양국 정상 모두 국내 정치적 부담을 안고 나서는 회담인 만큼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내야 한다. 시 주석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후 첫 해외 순방일 가능성이 큰 만큼 빈손 회담이 되면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문 대통령 역시 국내적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선물’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양제츠 정치국원의 임무는 중국이 얻을 것과 줄 것을 치밀하게 계산해 우리 측에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그가 미국의 반(反)중국 진영에 한국이 지나치게 가시적으로 가담하지 말 것을 요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안보의 축이 한미동맹임을 중국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미국이 한미동맹을 대중국 견제 동맹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 등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다.
단 표면적으로는 경제와 방역협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중국도 미국과의 갈등을 직접적으로 부각시키는 메시지는 부담인데다, 성과 있는 회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인 신속통로 등 한중간 방역협력 성과를 강조하고 경제 분야에서 협력 가능 분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양국이 모두 수용가능한 교집합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후 미국의 공세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중국으로선 한국과의 관계를 부각해 외교적 고립을 돌파할 필요가 커졌다. 미국의 압박으로 대만 TSMC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 유지도 중국으로선 시급하다. 한국이 중국에 우리측 이해관계를 관철시킬 여지가 이전 보다는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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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24/뉴스1 |
실제 시진핑 방한 성사엔 코로나19 추이가 관건
한국 정부 입장에선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앙금’을 해소해 경제적 숨통을 틔우려 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인정한 적 없지만 사실상 영향력을 발휘해 온 한한령(限韓令)의 해제도 가능하다. 북한과의 대화 동력을 만드는 데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만큼 남북관계 관련 지지도 요청할 걸로 보인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당초 한국은 사드국면을 넘어서 기업에 한중 교역 여건을 마련해주려는 주겠다는 구상이었겠으나 코로나19와 미중 전략경쟁 격화라는 새 변수가 생겼다"며 "중국이 더 절박할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의 필요를 관철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한국 경제 앞날을 위한 이슈를 의제화 해야 할 것"이라 했다.
미중갈등 구도에서 볼 때는 위기이나, 한중 양자관계만 볼 때 한중관계가 근본적으로 확장되는 계기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992년 수교 후 경제에 국한됐던 한중관계가 방역·보건협력으로 확대되고 더 나아가 정치적 협력으로 이어지는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구체적인 시 주석 방한 시점 결정엔 코로나19 확산세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상 방문을 추진하려면 양국 다 코로나19 안정세가 담보돼야 한다. 이번주 한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급격히 가팔라진 만큼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시 주석 방한이 불발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는다.
만약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다면 이르면 9월중 방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와 시 주석이 주재하는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 통상 10월 20일 전후 2박 3일 개최)를 피해 9월 중이나 10월 말께가 유력하게 꼽힌다. 11월 이후도 가능하나 11월 3일 미 대선 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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