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센 부동산…文 지지율, 30%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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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0/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부동산이 셌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에 미친 영향에서다.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 속에 지난 총선 이후 71%까지 치솟았던 긍정 평가는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30%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와 같은 수준이자 취임 후 최저치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8월 둘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9%에 불과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였다.

5월 첫째 주 71%였던 긍정 평가는 집값 급등,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달부터 50%대가 무너지며 연거푸 떨어졌다. 7월 둘째 주 47%를 기록한데 이어 한 달 만에 소위 콘크리트 지지율로도 여겨졌던 '40%대'가 붕괴됐다.



부정 평가 압도적 1위 '부동산 정책'…서울 부정평가, PK와 같은 수준



부동산 정책 논란이 핵심 하락 요인이다. 응답자들의 부정 평가 이유로는 압도적 1위(35%)가 부동산 정책이었다. 이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12%,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8%였다.

긍정 평가 이유로 코로나19 대처(24%), 최선을 다한다(8%) 등이 꼽혔지만 부정 평가를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별로는 호남, 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 연령대, 성별에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집값에 상대적으로 예민하고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이 집중되는 서울에서 부정 평가는 59%에 달했다. 보수색이 짙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 부정 평가와 같을 정도다. 



민심 부글부글하는데, 대통령은 "집값 상승세 진정" 현실 인식 논란 커져



대통령의 지지도가 빠르게 하락하는 데에는 '현실 인식 논란'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심이 요동치는데도 문 대통령은 정책 효과가 발휘되기 시작하고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왔다.

문 대통령은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국감정원 지표를 인용하며 실제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국민들의 체감과는 괴리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내년도 예산안 설명을 듣고 "경제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자신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라"고도 했다.



경제라인 그대로, 노영민 실장 사표는 '반려'…野 "달나라 대통령"



대통령이 경제정책 책임자를 칭찬하는 마당이니 인사 조치가 이뤄질 리가 없다. 야당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홍 부총리를 비롯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정책 라인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를 단행했지만 주택처분 논란의 중심에 섰던 노영민 비서실장의 사표는 반려하고 유임시켰다.

당장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현실인식 등을 겨냥해 "달나라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국정 지지도 하락은 야권의 이 같은 비판에 국민들도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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