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심상정의 사진, 구태정치 '한 컷'

[the300][300소정이: 소소한 정치 이야기]

지난 7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오른쪽)과 류호정 의원이 경기 안성시 죽산면 산사태 피해 농가에서 수해복구 지원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류호정 의원 페이스북.

'현장에 답이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격언이다. 정치인은 민생 현장, 경찰관은 사건 현장, 교사는 교육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목소리는 답의 실마리를 알려주는 단서다.

재난과 사고가 터졌을 때 정치인들의 현장 방문은 당연하다. 과도한 의전, 보여주기식 행보 등 여러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정치인들에게 현장에 오지 말라고 해선 안 된다. 현장 상황과 민심을 반영한 정책과 법안을 만들려는 정치적 노력이기 때문이다. 일손 하나가 소중할 때 자원봉사에 나선 정치인들은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번 수해 현장에 달려간 정치인들 중 "사진 찍으러 갔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운 이는 아무도 없다. 실제로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티셔츠 논란에 휩싸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만 봉사활동 사진을 찍은 게 아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수해 현장에서 사진을 남겼다.

심 대표가 억울할 만하다. 본인만 사진 찍어 올린 것도 아닌데, 특정 사진만 보고 보여주기식이라는 단정을 내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진은 편집된 사실을 전한다. 정의당 로고가 박힌 깨끗한 노란 티셔츠만으로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전할 순 없다. 심 대표와 정의당은 사진 논란을 전한 언론 보도를 악의적인 왜곡으로 판단한 것 같다. 그러니 흙 묻은 옷 사진을 공개하고 "보도유감"이라는 대변인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야기한 단초, 누가 제공했나. 심 대표 본인이다. 티셔츠 논란에서 벗어나 자원봉사 사진을 올린 게 적절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심 대표의 "늘 재해 현장 방문은 조심스럽다. 다급한 긴급복구 현장에 실질적 도움도 못 되면서 민폐만 끼치게 되지 않을까 해서다"라는 말과 자원봉사 사진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앞서 거론한 격언에 빗대면 '현장에서 날 찍은 사진'에서 답을 찾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수해 현장에서 정치인을 찍은 사진이 도대체 이재민들에게 무슨 답을 줄 수 있을까. 정치인 본인과 소속 정당을 홍보하기 위한 활동일 뿐이다. 정치인의 삶 자체가 유세라지만 적어도 재난, 사고 현장에선 자제해야 한다. 철저히 답을 찾으려는 노력만 기울여도 오해받기 십상이다.

'낡은 정치와 결별'은 정의당이 그동안 내세운 핵심 과제다. 막말과 고성, 편가르기 행태만 구태정치가 아니다. 겉치레에 치중하는 모습도 구태정치다. 정의당은 총선 직후 혁신위원회를 만들고 당의 쇄신 방안을 찾았다. 제도 개선이 핵심이나 그것만으로 쇄신이 이뤄지진 않는다. 그동안 정계에서 일상으로 받아들여진 구태정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지금 정의당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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