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뢰 떨어뜨린 김조원 교체…文대통령, 그의 의자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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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10. dahora83@newsis.com

10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직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들이 차례로 입장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항상 참석하는 멤버들이다. 그런데 단 한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아예 자리도 치워졌다. 김조원 민정수석이었다.

노 실장과 김 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은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졌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사의를 곧바로 수용하지 않고 주말 내 고심했고, 김조원·강기정·김거성 수석 등 3명만 교체했다.

이날 아침만 해도 청와대 안팎에선 노 실장 유임설에 무게가 실렸고, 다른 수석들은 일부만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후에 수보회의가 끝난 후 김조원 수석이 자리에 없자, 그의 교체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사실 김 수석의 교체는 어느정도 예견됐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노 실장과 김 수석은 과거 악연이 있었고, 둘 사이에 불협화음도 들렸다.

지난 2015년 말 국회의원이던 노 실장의 시집 강매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무 감사원장이 김 수석이었다. 김 수석이 이끄는 당무감사원은 시집 강매 의혹과 관련해 노 실장의 중징계를 당에 요청했고, 당은 요청을 받아들여 노 실장에 대해 6개월 자격 정지 결정을 내렸다. 노 실장은 결국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4년후인 지난해 청와대에서 함께 일하게 됐고, 악연 탓인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교롭게 이번 청와대 참모진들의 다주택 문제 등 부동산 이슈의 중심에 이들이 있었다. 다만 노 실장은 반포 아파트를 매매했지만, 김 수석은 잠실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 높게 내놓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후 "민심을 살펴야할 청와대 민정수석이'직'보다 강남 '집'을 더 중시한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고, 정부와 여당에서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행동"이란 지적이 나왔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8.10. dahora83@newsis.com

결국 노 실장과 김 수석 등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동반 사의표명을 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참모진들로부터 촉발된 부동산 이슈 민심 이반 사태를 더이상 두고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수선한 내부 기강도 다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신속한 입장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노 실장은 비서실 수석 전원 사의 표명 형식으로 문 대통령에게 판단을 맡겼고, 결국 노 실장은 유임되고 김 수석 등 일부만 나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무수석 교체도 어느정도 예정됐다. 강기정 수석이 내년 재보궐 선거 등에 나갈 의지가 있다는 게 정치권에 알려지면서다. 실제 청와대는 지난달부터 정무수석 등 일부 수석 자리에 대한 인사검증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안팎에선 강 수석 후임으로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의 이름이 계속 거론됐다.

청와대는 후속 인사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인사권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영역이기 때문에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권에선 노 실장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나 상반기까진 비서실장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노 실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데다, 통상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은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함께 하기 때문에 아직 20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빨리 교체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20개월 일했고, 노 실장도 다음달이면 20개월째 일하게 된다”며 “차기 비서실장을 임명하면 자연스럽게 ‘3기 청와대’가 되는데, 20개월이면 긴 시간이다. 아직 교체할 타이밍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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