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與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재추진…뉴딜펀드 '물꼬' 튼다

[the30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위원장이 이달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뉴딜펀드’ 활성화 전략의 일환으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재추진한다. 22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을 뉴딜펀드로 유입하기 위해서다. 한국판 뉴딜 사업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펀드 재원 160조원 중 국비가 114조원 가량이고 나머지 46조원은 연기금, 퇴직연금 등 민간에서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9일 민주당 K(케이)-뉴딜위원회 디지털분과 실행지원 태스크포스(이하 실행지원TF·홍성국 단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디폴트옵션 도입을 위한 퇴직연금법(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에 나선다.

디폴트옵션은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 설정 방식으로 상품이 자동 선택되는 제도다.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투자하고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결정된다. 이에 다수의 DC형 가입자들이 바쁜 일상에 쫓기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방치되고 수익률이 바닥을 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디폴트옵션은 정치권과 자본시장 업계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할 대안으로 수년째 거론된 제도다. 20대 국회 막판에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했으나 당시 선거제 개편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또 약속된 퇴직금을 보장하는 DB형(확정급여형)의 경우 회사가 전문성을 갖춘 자산운용사 등과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해 운용할 수 있다. DB형은 사전에 약속된 퇴직금을 보장해줘야 하는 제도다. 성과와 손실 모두 사측에 귀속돼 회사는 물론 퇴직연금 사업자 역시 자율성 없이 혁신에 소홀히 하는 한계가 있었다.

퇴직연금법 시행령 개정도 논의 대상이다. DC형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 운용방법에 ‘민자사업에 대한 선순위대출’을 해당 시행령에 포함하는 내용 등이 거론된다. 현행법상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시행령이 정하는 원리금 보장 운용방법이 하나 이상 포함돼야 한다. 민자사업에 대한 선순위대출 방식으로 사실상 원금 보장 성격을 강화한 뉴딜 펀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뉴딜 펀드의 기본 구조는 민간 투자사업의 70~75%에 해당하는 선순위대출에 투자하는 것이다. DC형 퇴직연금이 뉴딜 펀드로 진입하기 위한 문을 열어주는 것으로 법 개정 사안이 아닌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22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중 상당액이 뉴딜 펀드를 거쳐 한국판 뉴딜 사업에 유입될 것으로 실행지원TF는 기대한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대비 31조2000억원(16.4%) 증가한 221조2000억원으로 사상 첫 200조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도 강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2.25%로 나타났다. △2017년 1.88% △2018년 1.01% 등에 이어 1~2%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딜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국채수익률+α(알파)’다. 예컨대 우리자산운용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와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 구축을 위한 ‘5G 통신3사 공동 네트워크 인프라펀드’를 제안했다. 우리자산운용이 제시한 최소보장수익률은 연 3%다. 여기에 물가연동국고채권 등을 연동해 연 3% 이상의 수익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최현만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등이 이달 5일 민주당 K-뉴딜위원회 정책간담회에서 현재 퇴직연금 수익성을 거론하며 디폴트옵션 도입을 촉구한 바 있다. 

홍성국 실행지원TF 단장은 “퇴직연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퇴직연금의 뉴딜펀드 투자를 용이하게 하고 디폴트 옵션 등을 가능하게 하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2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1회 WEA 컨퍼런스 : 팬데믹과 동아시아'에서 '동아시아 경제, 위기인가? 재편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 사진제공=뉴스1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