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욕 먹었던' 유시민…'응원 받는' 류호정

[the300][소소한 정치 이야기]

2003년 4월 이른바 '백바지' 논란에 휩싸였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과 2020년 8월 '원피스 논란'에 선 류호정 정의당 의원. / 사진제공=뉴스1

“‘빽바지’ 한번 빌려주시죠, 저라도 입고 등원해야겠습니다.”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니 그 복장이 어때서요.”-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민주주의? 개혁? 이런 것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여 있는 방 맞나?” -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


‘원피스 논란’의 중심에 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향한 동료들의 ‘응원’ 메시지다.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여당 중진’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론 고민정·유정주 민주당 의원, 야당 원외 인사인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대위원도 잇달아 목소리를 높인다.



류호정에 여야 인사 '응원'…작지만 큰 변화



단순한 ‘편 들기’가 아니다. 류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과도한 비난 여론을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낸다.

유정주 의원에 따르면 하루 앞선 3일 개최된 의원 연구단체 ‘2040 청년다방’의 창립행사에서 류 의원은 원피스를, 유 의원은 청바지를 입었다. 이들은 ‘오늘 복장으로 본회의에 참석하기’를 준비했는데 결과적으로 류 의원만 약속을 지켰다는 유 의원 설명이다.

정의당 일에 미래통합당 인사도 이례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김재섭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원이 되고도 반팔 (상의)를 입고 회의에 잘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물론 누구도 복장 지적한 적 없다고 했다. 되레 “시원해보인다”, “팔뚝 굵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김 비대위원은 덧붙였다.



2003년 유시민 '백바지 논란' 때는…



200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유시민 당시 개혁국민정당 의원이 국회 선서식에 일명 ‘백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동료 의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받았던 것을 감안할 때 그간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적잖은 기여를 한 그였으나 비난은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쏟아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에 대한 모독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집단 퇴장했다. “탁구치러 왔는가”, “TV 토론회에는 넥타이 하더니 국회는 만만한가” 등 민주당 의원들의 비판도 거셌다.

결국 유 전 의원은 ‘백기’를 들었다. 다음날 양복을 입고 의원 선서를하며 우여곡절 끝에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유 전 의원은 “국회가 제 일터가 됐고 일하기 편한 옷을 입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여야 의원들은 ‘노기’를 거두지 않았다.



"다양한 시민 모습 닮은 국회, 더 많은 국민 위해 일한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의회 모습. / 사진=심상정 정의당 대표 SNS.

류호정 의원을 향한 여권 내 일부 극성 지지층의 과도한 비난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대 변화를 외면한 채 17년전 일명 ‘빽바지’ 논란 시점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극성 지지자들이 21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간 갈등 국면에서 느꼈던 불만을 이같은 맹목적 방식으로 드러낸다는 비판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6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다채로운 옷차림의 인사들이 참여한 유럽연합(UN) 의회 장면을 올리면서 이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표현’은 더 큰 문제다. 일명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은 옷차림이 중요하다는 수준의 문제 제기를 넘어 ‘커피 배달 왔냐’, ‘룸살롱 마담’, ‘탬버린 쳐봐라’ 등 성희롱과 여성 혐오적 발언까지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소모적 논쟁이 각종 이슈를 빨아들이고 정국을 멈춰세운다는 점이다. 일부 정치인은 물론 극성 지지층 역시 시대에 발맞춘 균형 감각과 표현 방식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의정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라”며 “다양한 시민의 모습을 닮은 국회가 더 많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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