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1원 전설'의 땅, '눈물'로 만든 자주국방 50년

[the300][ADD 안흥시험장 참관]①"둘째 태어났을 때도 안울었는데, 무인기 날자 눈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3일 충남 태안 안흥연구소에서 UCAV 형상설계 기술연구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의 독자적 스텔스 기술이다./사진=국방과학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올해 창설 5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을 국방부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첨단 무기들을 시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창설한 국방과학연구소는 '자주국방'을 전면에 내세운다. 국방에 필요한 무기 및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시험 등을 50년 동안 수행해왔다.

1977년에 세워진 태안 안흥시험장은 국방과학기술의 산실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1978년 국산 미사일 1호 '백곰'의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 40년 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현무-2'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을 참관했다.

안흥시험장을 두고 ADD 직원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져오는 얘기가 있다. 원래 이곳이 고(故)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땅이었는데, 박 전 대통령이 '1원'에 땅을 구입한 후 무기 시험장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말이 맞다면, 대통령의 자주국방 의지, 그리고 기업의 양보에 가까운 환원이 만나 국방기술의 산실이 탄행한 게 된다.

이런 안흥시험장에서 만난 ADD 연구진들은 자주국방의 최전선에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세계최고 수준의 국방기술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다.

무인 정찰기 개발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은 "애가 두 명인데, 둘째를 낳을 때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며 "그런데 정찰기가 날았을 때 울음이 터졌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기자도 그런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3일 충남 태안 안흥연구소에서 공개한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사진=국방과학연구소


스텔스기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기술을 세계에서) 아무도 안 가르쳐준다"며 "아무도 안 가르쳐주는 그 길을 우리가 한 개씩 한 개씩 밝혀가면서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ADD 관계자는 "밤을 새는 것은 기본에, 눈물도 정말 많이 흘린다"며 "아홉 번 실패하고 한 번만 성공해도 그것으로 (기술이)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ADD는 최근 퇴직 연구원들이 무기 기술을 대량으로 빼돌린 점이 적발되며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제 자리에서 묵묵히 자주국방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는 연구원들이 대다수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ADD를 방문했던 문 대통령이 '질책'을 생략하고 "국방과학연구소 반세기의 역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온 역사"라고 격려한 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 가능했다.

ADD는 다음 50년을 보고 있다. 이날 ADD는 기자들에게 △무인수상정 △광자 레이더 기술 △레이저 요격장치 △무인기 군집드론 △무인수색차량 △자율터널탐사 로봇 △군사용 웨어러블로봇 △무인항공기 등을 보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무인·자동화·첨단'으로 요약할 수 있는 기술들을 통해 향후 ADD의 과제를 짐작할 수 있게끔 했다. 남세규 ADD 소장은 5일 창설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은 비닉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AI(인공지능), 양자레이더, 합성생물학 및 우주분야와 같은 첨단과학에 과감히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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