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권한' 우려하더니…상임위 의결법안 바꾸려 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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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의 심사과정에 항의하며 퇴장, 자리가 비어 있다. 2020.8.3/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수처 후속 법안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원회에서의 모습이 그대로 반복됐다.

하지만 미묘한 장면도 연출됐다. 법사위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운영위에서 의결한 공수처 후속 법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상임위 의결 법안을 고치려고 했던 것이다.

법사위는 3일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칙안(이하 운영규칙)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공수처 3법'으로 불렸던 이들 법안은 지난달 29일 운영위를 통과했다.

법안 자체는 이견이 없었다. 공수처법은 지난달 15일 시행됐다. 아직 공수처장을 임명하지 못했지만, 법은 시행되고 있다. '공수처 3법'은 공수처장을 인사청문 대상으로 규정하고, 공수처의 소관 상임위를 법사위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운영규칙의 경우 지난달 29일 운영위에서 수정의결됐다. "기한까지 추천이 없을 때 국회의장은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의 운영규칙 제2조3항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운영위는 사실상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결국 이 조항이 삭제된 채 운영위를 통과했다. 당시 민주당은 "공수처법 운영규칙 제2조3항을 삭제 처리한 것은 통합당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았을 경우 다시 민주당이 추천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법사위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운영규칙 제2조3항을 살려서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오해와 오독이 있다고 하지만, 여러 교섭단체가 있을 가능성 등에 대비해 제2조3항이 살아 있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소관 상임위의 논의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운영위에서 격론 끝에 제2조3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운영위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낫겠다"고 밝혔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제2조3항을 추가하는 건 (법사위의)체계·자구 심사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제2조3항을 추가하려면 법안 자체를 운영위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사위는 운영위에서 올라온 법을 의결하는 권한밖에 없다"고도 했다.

의원들의 우려를 반영해 해당 법안은 운영위에서 통과한 원안대로 의결됐다. 민주당은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가 '상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법사위에서 분리하자는 내용의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까지 당론으로 발의한 상황이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최숙현법'으로 통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7·10 부동산대책'의 후속입법인 법인세법, 소득세법, 종합부동산법 등 '부동산 3법'도 의결했다.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제외한 모든 법안의 의결에 통합당은 모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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