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2020.7.30.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주독미군 감축 발표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1만19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향해 "청구된 돈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방위비 문제가 주독미군 감축의 주요 이유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그동안 주독미군 감축을 무기 삼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해왔다.
불똥은 독일에서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있는 한반도까지 날아온다. 한국과 독일은 '미군 방위비 협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 감축? 일단 韓美가 부인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3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주독미군 감축으로 인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주한미군 규모 조정은 한미 양국간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 21일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모두 선을 그었기에 주독미군 이슈가 당장 주한미군 감축으로까지 번지는 것은 차단된 모양새다.
 |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 앞에서 관계자가 근무를 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2020.07.19. mspark@newsis.com |
트럼프, 주한미군 카드 만지작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다. 그는 언제든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문제를 연계할 준비가 돼 있다.
"호구가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침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이기 때문이다. 한미 실무 협상팀이 공감대를 이룬 13~14% 인상안에 퇴짜를 놓은 게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위비 청구서는 50억 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 현재의 5배 수준으로, 우리 측이 받기에는 과하지만,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
전략적 유연성..재배치로 이어질까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앞세워 미군 재배치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점 역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독일에서도 '재배치'가 이뤄졌다. 6400명은 본국으로, 나머지 5600명은 이탈리아·벨기에 및 발트해 연안 국가로 재배치됐다.
 |
【뉴욕=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09.24. photo1006@newsis.com |
美 대선과 방위비-주한미군 방정식2020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요구도 노골적일 것이다.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외교적 성과가 절실하다.
방위비와 주한미군을 둘러싼 우리 측의 셈법도 복잡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유리해진다면 방위비 분담금 이슈를 빨리 터는 게 낫다.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는다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 경우 주한미군 감축설 증폭에 따른 국내 민심 동요를 정부가 감내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 그리고 거기에 연계된 주한미군 문제는 미국 대선 스케줄과 떼어서 생각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리 '선물'을 줄지, 아니면 바이든 후보 쪽으로 줄을 설지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이준석, 尹-李 영수회담에 "긍정적...조국이나 나는 부담스러울 것"
- 2尹정부 2번째 재외공관장회의…호주 공관장 불참, 주중대사 참석
- 3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임명…총리 지명은 더 신중 모드
- 4이재명, 윤 대통령에 민생지원금 요구하고 총리 추천?···용산회담 주목
- 5윤 대통령 '영수회담' 결단에 …국민의힘, 정국 반전 기대감 '솔솔'
- 6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7윤 대통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지명…총리는 더 늦어질듯
- 8"고래가 잘못 꼬리짓 하면 송사리는 죽어"…허리 숙인 與 낙선인들
- 9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 10국민의힘, 윤석열-이재명 회담 성사에 "적극 환영…초당적 협력 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