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석' 여당에 속수무책…통합당, '퇴장'만 반복했다

[the300]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 '퇴장'했다. 미래통합당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법안 표결 직전 자리를 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항의 표시다. 상임위원회부터 본회의까지, 통합당은 수적 우위의 거대 여당 앞에서 무기력한 퇴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의결이 이뤄졌다. 통합당은 입법 추진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토론만 하고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표결에 앞서 진행된 반대토론에서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더라도 과정과 절차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라며 "대통령이 주문한 입법 속도전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은 여당 스스로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군사정권 시절에 법안을 날치기 처리할 때도 법안 내용은 공개됐는데 작금의 여당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못 한 일을 태연하게 저지른다"며 "허점투성이 법안을 임대차보호라는 이름을오 포장해 국민을 속이는 것이 바로 혹세무민"이라고 일갈했다. 

조 의원의 반대토론 직후 통합당 의원들은 속속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통합당이 퇴장한 상태에서 송기헌 민주당 의원의 찬성 토론이 진행됐고, 곧이어 법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표결 결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재석 187인, 찬성 185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됐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재석 187인, 찬성 186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됐다. 


통합당이 퇴장하는 사이…민주당은 입법 속도전


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회의에서 법안 상정에 반발하며 퇴장했다./사진=뉴스1
통합당은 앞서 상임위 회의에서도 의사진행 등에 항의하며 집단퇴장을 거듭했다. 그 사이 민주당은 거침없이 입법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28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법안 상정과 표결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이들 상임위에 소속된 통합당 의원들은 퇴장하며 반발했지만, 법안 통과를 막진 못했다. 위원 수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은 속전속결로 법안을 처리했다. 이날만 부동산 관련 11개 법안이 민주당의 단독 처리로 통과됐다. 

다음날인 지난 29일에도 민주당은 '입법 속도전'을 펼쳤다. 오전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통합당 위원들이 퇴장한 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같은 날 오후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선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공수처 후속 3법이 통과됐다.


무력감 퍼지는 통합당…묘수 대신 '정공법' 택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통합당이 거대 여당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내 의원들은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통합당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지금으로선 퇴장 이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무력감을 느낀다"며 "그렇지만 국회 내에서 할 수 있는 경로로 우리 주장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일단 국회 안에서 맞서는 정공법을 택하기로 했다. '여론전'에 집중하고, '장외투쟁' 카드는 잠시 미뤄두겠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를 포기할 수 없다. 여러 의원들은 각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많은 발언을 해 국회에서 벌어지는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외투쟁은) 최종적인 수단으로, 그런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원내에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만, 그래도 국회에서 불법과 폭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좋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며 "우리가 가진 헌법과 국회법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우리 주장 밝히되, 겸손하게 오만하지 않게 막말이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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